野雪(야설)--이양연(李亮淵)--
穿雪野中去(천설야중거)
눈을 뚫고 들판 가운데를 걸어갈 때는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를 마라
今朝我行跡(금조아행적)
오늘 아침 내가 밟고 간 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후세의 사람이 나아가는 길이 될 것이니라.
野雪"踏雪野中去"로 시작되는 이詩는 서산대사의 선시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詩이다.
朝鮮後期의 文臣 이양연의 '野雪'과 서산대사의 詩로 알려진'踏雪'보면 첫 소절 穿을 踏으로 표현하였고 셋째 절의 日은 朝로 표현되어 있는데 흔히 서산대사의 踏雪로 지금껏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이양연의 號인 '臨淵百選詩'에 野雪이라는 한시가 실려 있다.
특히 이 詩가 김구 선생의 애송시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으며 오늘처럼 눈이 내릴 것 같은 날 한 번쯤 읊어 보기에 딱 좋은 詩가 아닌가 싶다.
앞 世代의 사람들이 올바르게 살아가면 後代의 사람들도 자연적으로 올바르게 따라 가리라 생각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 참되고 진실되게 살아가길 간절히 바래본다.
※穿(천):뚫다.개통하다.통과하다 ※野中:들 가운데 ※遂(수):드디어.두루 나아가다.가다.떠나가다
※胡亂:뒤썩이어 어수선함 ※今朝:오늘 아침 ※行跡:지나간 발자취 ※遂(수):마침내.두루.가다.나아가다
※作:행하다 ※後人:뒷 세대의 사람 ※程한도.길.규정.가늠하다.헤아리다
한라산 겨울 풍경
■李亮淵 (1771~1853)
本貫은 全州이고 字는 晋叔이며, 號는 臨淵이다. 1830년(순조 30) 蔭補로 繕工監에 除授되고, 1834년 사옹원봉사(司饔院奉事)에 제수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1838년(헌종 4) 忠淸道都事를 거쳐, 1842년 工曹參議가 되었고, 1850년(철종 1) 同知中樞府事, 이듬해 戶曹參判·同知敦寧副使 兼副摠管에 제수되었다.
文章에 뛰어났고 性理學에 正統하였으며, 歷代의 典章·文物·星曆·術數·田制·軍政 等에 널리 通하였다. 늙어서도 學文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文章이 전아간고(典雅簡古)하여 後學들이 다투어 暗誦하였다. 詩에도 뛰어나 士大夫로서 農民들의 참상을 아파하는 민요시를 많이 지었는데, 그 중《야설(野雪)》이란 시는 백범(白凡) 김구(金九)가 애송(愛誦)하였다고 한다.
著書에《침두서(枕頭書)》《석담작해(石潭酌海)》《가례비요(嘉禮備要)》《상제집홀(喪祭輯笏)》등이 있고, 민요시《촌부(村婦)》《전가(田歌)》《해계고(蟹鷄苦)》등을 남겼다. 墓는 京畿道 利川郡 麻長面에 있으며, 墓碣銘은 領議政 鄭元容, 墓誌銘은 領議政 李裕元이 讚하였다.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