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嶺南樓 --李崇仁--
영남루에 제하다
高樓登眺若登天(고루등조약등천)
높은 누대 올라 바라보니 하늘에 오른 것과 같고
景物紛然後忽前(경물분연후홀전)
시절에 따라 다른 경치 뒤섞여 갑자기 앞에 보이네
風月雙淸是今古(풍월쌍청시금고)
예나 지금이나 바람과 달은 둘 다 맑고
山川十里自中邊(산천십리자중변)
산천 십리나 루각부터 가장자리로 뻗어 있네
秋深官道映紅樹(추심관도영홍수)
깊은 가을 넓은 길에는 붉은 단풍나무 비치고
日暮漁村生白煙(일모어촌생백연)
날 저무는 어촌에는 흰 연기 피어 오르네
客子長吟詩未就(객자장음시미취)
나그네 아직 다 짓지 못한 시 길게 읊어 보며
使君尊俎秩初筳(사군존조질초정)
사신이 내리는 술잔이 잔치의 시작이로다
※高樓:높은 다락집 ※올라 바라보다. ※若:같다.※景物:시절에 따라 달라 보이는 경치
※紛然:뒤섞여서 어지러움 ※忽:갑자기.느닷없이.문득 ※自:저절로.~에 부터
※官道:국가에서 관리하는 도로 ※紅樹:홍수과에 딸린 늘푸른키큰나무
※日暮:날이 저물다.※客子:나그네 ※長吟:길게 읊다.
※使君:임금의 명령을 받은 사신의 敬稱
■李崇仁(1347~1392)
高麗 末, 조선(朝鮮) 初의 文人이며 學者로 本貫은 星州이며 字는 子安이고 號는 도은(陶隱)이다. 三隱의 한 사람이다. 성리학(性理學)에 조예(造詣)가 깊었고, 特히 詩文에 이름이 높았다. 원(元)나라와 명(明)나라 사이에서 복잡(複雜)한 국제(國際) 관계(關係)에 처해 있을 때 외교(外交) 문서(文書)를 맡아 썼으며, 그의 문장(文章)은 명(明)나라 태조(太祖)를 탄복(歎服)시켰다. 정몽주(鄭夢周)가 살해(殺害)되자 그의 일당(一黨)으로 몰려 유배(流配)되었으며, 조선(朝鮮) 開國 後 정도전(鄭道傳)이 보낸 그의 心腹 황거정(黃巨正)에게 유배지(流配地)에서 살해(殺害)되었다.
著書에 陶隱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