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100選
금정산 고당봉(2016.8.7)
쉬어가는 여유
2016. 8. 8. 10:01
가을 문턱으로 접어던다는 "立秋"지만 연일 수은주는 폭염주의보 수준으로 국민안전처에서 11시를 기해 폭영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일찍 베낭을 메고 집을 나서니 벌서부터 등줄기에는 작은 실개천을 흐르는 물처럼 땀방울이 흘러 내린다.바람도 더위에 지쳐서인지 미동조차 없다.어릴적 자장가처럼 정답게 들리던 매미소리도 요란스럽게 들려 온다.지나는 길목의 오아시스 같은 샘물만이 지친 길손에게 희망을 안겨 준다.시원한 약수 한잔으로 무거워진 다리의 피로를 잊어 본다.이른 시간임에도 부지런한 몇몇의 산님들은 분주히 발길을 재촉하며 마주칠때 서로 가벼운 인사를 주고 받는다.오늘 일찍 길을 재촉한 것은 몇일전 부산에 내린 갑작스런 낙뢰(落雷)로 금정산의 주봉 姑堂峰의 표지석이 벼락으로 무너졌다는 기사가 실려서 한번 확인해 보려 일찍 집을 나섰던 것이다.의상봉,원효봉,북문을 지나 정상에 다다르니 역시 정상석은 허무하게 무너져 정상부 아래에 떨어져 있는 것을 누군가 다시 바로 세운후 작은 돌을 받혀 바로 세워두고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주위에는 접근금지라는 안내판을 붙여 놓았다.다시 한번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고당봉을 지켜주고 상징적이었던 표지석은 언젠가는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본래의 자리에 우뚝 서서 금정산을 내려다 보며 부산시민의 자랑거리로 남길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