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밀양 종남산 임도 차전거로 오르며(9.15)

쉬어가는 여유 2019. 9. 16. 10:41

■어디로:화명~삼랑진~밀양역 앞(중식)~예림 대동아파트~임도~미덕사 관음사 갈림길~중난산 등산로 입구~방동 고개~꽃새미마을~봉황초교~초동저수지~수산~한림배수장~모전 고개~삼랑진~화명동(이동거리 약 140km)

朝夕의 氣溫은 가을색이 역력하게 느껴지지만 한낮의 기온은 아직도 여름의 중턱에 있는 것만 같다.

추석 연휴 끝자락 내 고향 밀양의 진산인 종남산을 배낭을 메고 등산은 몇 번 하였지만 자전거로 오르긴 처음이다.

등산 때 임도와 산길을 걸으며 종남산 정상에 오르면 밀양시내와 초동의 오지마을이었던 봉황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산허리를 따라 뱀이 꿈 털 거리 덧 길게 늘어선 林道가 눈에 띄어서 오늘은 자전거로 한번 오르기로 한다.

집에서 밀양까지의 길은 낙동강과 밀양강 堤防을 따라 이어져 있어 비교적 수월하게 하늘에 두둥실 떠 가는 구름을 벗 삼고 가을 향기를 맡으며 신나게 달린다.

밀양역 앞 식당에서 푸짐하게 점심을 먹고 갈길이 멀어 차 한잔의 여유도 없이 곧바로 출발하여 예림의 아파트를 지나 종남산으로 향하는 임도 입구에 이른다.

들머리에 접어들어 앞을 보는 순간 눈앞이 캄캄하다 경사도 약 15도의 급경사가 앞을 가로막는다. 아이고 이일을 어찌할꼬... 무리하지 않고 처음부터"끌바"를 선택한다.

타고 가는 것 도 힘들지만 자전거를 끌고 가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헉헉 그리며 첫 능선에 이르니 예전에 등산을 하였던 등산로와 만난다. 긴 한숨을 내쉬고 다시 오르막을 다리에 핏줄이 보일 정도로 페달링을 하며 체육시설이 있는 쉼터에 이른 후 그냥 자전거를 팽개치고 길바닥에 털썩 주저 않아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한 손으로 훔쳐낸다.

아! 이제 시작인데 까마득히 남은 앞길을 생각하니 머릿속에 하얘진다.

아무런 생각 없이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고 또다시 자전거에 올라 힘들면 쉬어 가며 오르다 보니 길가에 오아시스 같은 약수물이 흘러내린다. 시원한 물 한 모금을 벌컥벌컥 드리우니 불같이 타들어 가던 가슴속이 시원해진다. 물병의 뜨거워진 식수를 교체하고 다시 임도의 꼬불꼬불한 길을 돌고 돌다 보니 어느덧 종남산 등산로가 표시된 고갯마루가 눈앞에 보인다.

오늘의 마지막 오르막이다.봄이면 종남산 정상에는 붉은 진달래가 온 산을 타오르는 불꽃처럼 물들이며 장관을 이루는 정상을 바라보며 능선 끝의 팔각정자에 올라 황금 같은 휴식을 취한다.

이제부터는 오를 때 보다 위험하다는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포장길과 비포장길을 내달려 덕대산과 종남산의 가운데에 있는 방동 고개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본 후 다시 급경사의 내리막을 내려오니 그렇게 힘들게 올랐던 산길을 순식간에 내려와 초동의 유명한 꽃새미마을에 이른다.

꽃새미마을은 초동의 오지에 속하지만 지금은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게 허브 및 다양한 식물로 마을을 가꾸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마을을 지나 방동저수지 길을 내달리니 들판의 벼는 벌서 누렇게 변하여 무거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초동초등학교로 통폐합되어 지금은 폐교가 된 봉황초등학교를 지나 세월마을까지 이어진 내리막의 지방도를 달려 초동저수지에 이른다.

초동저수지는 둘레만도 약 4KM에 이르는 거대한 저수지로 중학교 때 이곳 저수지를 한 바퀴 돌곤 하였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 난다.

지금은 저수지 전체를 수변공원으로 조성하여 저수지에는 蓮과 어릴 적 간식으로 먹었던 물밤 등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제방 주변에는 다양한 운동기구와 정자가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멋진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저수지를 뒤로하고 수산교를 건너 김해 한림을 지나고 오늘의 마지막 고개인 모전 고개를 넘어 삼랑진 철교를 건너 어둠이 밀려오고 별빛이 초롱초롱 불 밝히며 안내해 주는 강변길을 달려 나의 안식처인 화명에 무사히 도착한다.

추석 연휴의 끝자락에 떠난 고향길을 자전거와 함께 천천히 그리고 지금껏 보지 못했던 또 다른 모습의 내 고향의 포근함을 느끼게 한 자전거 여행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