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운무속 신어산을 오르다

쉬어가는 여유 2021. 8. 30. 11:39

♧언제:2021년 8월 29일

가을장마가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고 강수량 또한 상상을 초월하리만큼 많이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는 오늘도 오후부터 소나기가 내린다고 하기에 낙동강 건너 김해의 신어산으로 나들이를 떠나려 한다.

간단한 먹거리를 챙겨 자전거로 신어산 아래 고즈넉한 사찰 은하사로 이동하여 자전거는 주차장 귀퉁이에 세워 두고 뚜벅뚜벅 산길을 오른다.

간간히 빗방울이 나뭇잎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습도는 높아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진다.

은하사 법당에서 흘러나오는 불경 소리가 경내에 울려 퍼지고 이제 가을과 함께 우리 곁을 떠나는 게 아쉬운지 매미의 가느다란 울음소리가 처량하게 들려온다.

은하사를 나와 영구암으로 오르는 소나무 숲길에는 찐한 솔향기가 퍼져 난다.

영구암 못 미쳐 좌측의 깎아지른 암릉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발길은 어느새 암릉으로 향하고 있다.

바위와 바위 사이의 좁은 협곡에는 누군가가 튼튼한 동아줄을 내려놓아 오르기가 한결 수월하다.

한참을 올라 암릉의 꼭대기에 다다르니 발아래 은하사와 동림사 그리고 천진암이 보이고 정상으로 雲霧가 쏜살같이 지나간다.

바위 끝 전망대에 앉아 저 멀리 서낙동강과 김해평야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커피 한잔을 마시며 지나온 발자취를 뒤돌아본다.

잠시의 쉼으로 몸은 훨씬 가벼워 우거진 숲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니 저만치서 인기척이 들려오고 물 묻은 나뭇잎이 옷깃을 스칠 때쯤 눈앞에 신어산 구름다리가 보인다.

능선에 올라 영구암 갈림길을 지나 신어산 정상에 오르니 운무는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정상을 지나 봄이면 산 정상을 붉게 물들이는 철쭉 군락지를 지나 동봉을 거쳐 다시 은하사로 하산을 한다.

주차장 앞의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 한잔을 들이키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하고 화명으로 자전거 페달을 천천히 밟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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