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2024년 2월 25일
새벽부터 간간히 진눈깨비가 내리고 정월 대보름날 일 년 중 가장 밝은 달을 구경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내 고향 밀양으로 향하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차창 밖의 풍경은 봄날의 향기가 묻어나는 듯 간간히 핀 매화가 반겨주고 高山엔 하얀 눈이 군데군데 보이기 시작한다.
밀양역에 도착하니 차가운 바람과 보슬비가 흩날리고 대회장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많은 참가자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셔틀버스에 올라 대회장으로 향하니 밀양시청 앞부터 차량이 정체되어 꼼짝을 하지 않는다.
버스 기사께서 여기서 하차하여 걸어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기에 모두 버스에서 내려 대회장으로 서둘러 발길을 옮기니 차가운 봄비가 볼에 닿으니 한기가 밀려온다.
벌서 대회장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이 추워에도 아랑곳없이 몸을 풀기에 여념이 없다.
내 인생 처음으로 도전하는 마라톤이기에 10킬로에 신청하여 완주에 목표를 두고 내 체력을 한번 느껴 보고자 몇몇 친구들과 과감히 도전해 본다.
먼저 하프 경기에 출전한 사람들이 출발하고 약 20분 뒤에 10킬로미터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우렁찬 축포 소리와 함께 썰물처럼 운동장을 빠져나간다.
운동장을 벗어나 밀양시청 앞을 지나니 풍물패의 꽹과리 소리가 들려오고 수많은 사람들이 앞다투어 달리기 시작한다.
뒤늦게 출발하여 천천히 호흡하며 한참을 달리다 보니 중간중간 마을 어르신들과 시민들이 함성을 지르며 열심히 응원을 하고 있다.
순간 나도 모르게 힘이 쏟아 난다.
10km에 도전한 사람들은 넓은 도로를 지나 2차선의 좁은 도로와 시설 하우스 단지가 즐비한 농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중간중간 많은 봉사자들이 물과 간단한 먹거리를 주며 힘내라는 구호와 격려로 힘을 북돋아 준다.
5km 반환점을 돌아 나오니 걷다 뛰기를 반복하며 많은 참가자들이 자기만의 호흡과 방법으로 완주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다시 넓은 도로에서 왔던 길로 되돌아가니 하프에 도전한 참가자들이 빠른 속력으로 달리고 있다.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천천히 최종 목적지를 향해 한 발 한 발 달리다 보니 흥겨운 밀양아리랑 노래 가락이 흘러나오고 마지막 힘을 다해 출발했던 오르막을 오르니 어느새 눈앞에 운동장의 경승선이 보인다.
결승선을 통과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무리한 도전임을 알면서도 끝까지 완주를 목표로 하였기에 내 생애 처음 도전한 10km의 마라톤 도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목표를 달성하였기에 후회 없는 도전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