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대성골로 떠난 여름여행
지루한 장마도 끝을 향해 달려 가며 마지막 빗줄기를 쏟아 내고 있다.
지난번엔 남부지방에 많은 비를 뿌리고 지나 가더니만 지금은 중부 지방에 물폭탄을 퍼붇고 있다고 메스컴이 요란스럽다.
지리산 대성골은 하동군 화개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의신마을에서 약2.5킬로나 떨어져 있는 외딴마을이다.
이곳은 첩첩산중으로 옛날 火田을 일구고 살던 곳으로 6.25의 아픈 상흔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리산 세석산장으로 가는 길목에 지금은 2가구만이 남아 지나는 등산객들의 쉼터가 되어 주고 있으며 옛 시골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아담한 방을 대여 해 주기도 한다.
의신마을 어귀에 차를 주차해 두고 원통암,세석산장 이정표가 있는 골목으로 진입하여 작은 가게를 지나 임도길을 오르다 보니"세석탐방로" 입구가 나온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등산로 이며 하늘을 가린 우거진 숲길을 걷다보니 산허리를 손살같이 지나는 구름이 어느새 산봉우리를 에워싸고 간간히 산새들 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울려 퍼진다.
꼬불꼬불 이어진 산길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걷다 보니 발아래 깊은 계곡에선 시원한 물소리가 온 산에 울려 퍼진다.
간간히 나뭇잎을 두더리는 빗방울 소리와 계곡의 물소리 그리고 풀벌레 소리가 하나 되어 멋진 화음을 만들고 있다.
굽이 길을 몇번 돌고 돌다 보니 작은 움막이 나타난다.대성골 주막이다.
오늘의 목적지이며 깊고 깊은 산중에서 일박(一泊)을 하기 위해 오래전 예약을 해 두었다.
첩첩산중(疊疊山中) 깊고 깊은 산골에서 계곡물 소리 벗삼아 하룻밤을 보낸다는 건 아마 내 生涯 또 다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도시에서의 모든 시름을 잊고 하룻만이라도 自然人이 되어 본다.
주막집에서 미리 준비한 백숙에 술잔을 기울이며 지나온 세월과 앞으로의 삶을 친구들과 애기를 나누다 보니 밤이 깊어 가는줄도 모르고 얘기꽃을 피운다.
이제 인생의 한 甲子를 지나는 나이인지라 모두들 자녀의 혼사와 늙으신 부모님의 얘기가 주가 되었다.
밤이 깊을수록 계곡의 물소리는 더욱 크게 들려 오고,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빗소리와 처마를 타고 내린 빗물의 落水소리가 고요한 어둠의 정적을 깨운다.
늦은 시간 잠자리에 들어 깊은 수면을 취한후 어슴푸레한 여명의 순간 눈을 뜬다.
도시의 아침과는 비교 할 수 없는 상쾌함...그 무엇으로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세석산장으로 오르는 산길을 홀로 오르니 높은 섭도는 이내 온몸을 땀으로 흘러 내린다.한참을 오르다 발길을 되돌려 다시 주막에 이르르 시원한 계곡에 지친 나의 肉身을 풍덩 던져 본다.
온몸에 짜릿한 전율과 함께 정신이 번쩍 든다.
오늘 아침은 지리산에서 채취한 산나물 비빔밥이란다.몇해전 TV에도 나왔던 젊은 부부의 맛깔스러운 음식 솜씨와 정성이 가득한 아침상을 보니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 온다.
아침 식사후 차 한잔의 여유를 느끼며 이제 대성골과의 작별을 고해야 한다.
오늘 약70여명의 손님이 예약되어 있어 일찍 자리를 비켜주고 하산을 시작한다.
아침까지 간간히 내렸던 빗방울은 사라지고 간간히 구름만이 산중턱에 걸려 있다.
의신마을에 도착하여 雙磎寺를 지나 화개장터에서 섬짐강의 명물 재첩국으로 맛난 점심을 먹은 후 지리산"대성골"이 잊지 못할 여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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