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6일과7일은 모처럼의 연휴기간
새롬산악회에선 이틀에 걸쳐 바다건너 저멀리 일본의 대마도로 많은 님들이
떠나버려 일요일 산행은 부득이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일요일은 하루 집에서 쉬리라 마음 먹고 토요일 건하고 한잔하고 늦은 잠에 푹 빠졌다
그런데 일요일에 평소와 같은 시간에 기상하고 말았다
이른 아침부터 마음의 갈등이다 하루를 모처럼 집에서 쉬나 아님 뒷산에라도 갈까 좀처럼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저런 생각을 지우려 베란다 청소도 해보고 시간을 보낼려니 온몸이 수시기 시작한다
에라 모르겠다 금정산에나 가자고 마음먹고 주섬주섬 베낭을 꾸린다
식수 2통과 라면과 밥 한 도시락만 넣고선 집을 나선다
모처럼 양산 다방리에서 화명동으로 오는 코스를 선택하고선 집앞 버스 정류소로 내려오니
양산행 버스가 휭하니 지나가 버린다 이일을 어쩌나
약20분은 더 기다려야 될텐데 하며 또한번 마음의 갈등을 느낀다
그냥 파리봉으로 해서 고당봉으로나 갈까 하고 망설이기를 몇분..
에라 마음 먹은곳으로 가자 마음을 굳히고 무작정 양산행 차를 기다리기로 했다
근교 산행시 제일 귀찮은 것이 바로 시간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시외버스속엔 인간미가 물신 풍기는 우리네 전통적인 시골의
향취가숨어 있는 곳, 어쩌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이 잃어버린 과거를 찿는
하나의 추억의 시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10시20분 산행 출발지인 극동아파트 후문에서 하차하여 다방리 그린아파프 좌측의 밤골로
출발지를 잡고 서서히 발길을 옮긴다
고압선 아래로 희미하게 난길을 따라 오르니 사방이 무덤군이다
약20분은 오르막길이다 시작하자마자 이마엔 땀방울이 줄줄 흘리내리고...
하늘이 열린것 같은 기분에 위를 바라보니 어느덧 다방봉이다
다방봉 주위의 무덤옆에선 벌서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잠시 물 한모금을 마시고선 다시 출발하여 숲길을 거니니 벌서 질매골 쉼터다
질매골이란 옛날 소등에 짐을 옮길 때 사용하는 도구라는데 어릴적 시골 생각이
또한번 새록새록 떠오른다
질매골의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 또다시 출발하니 계속 오르막의 연속이다
어제 먹은 술탓일까 갈길이 구만리인데 벌서부터 게을러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누가 대신 걸어가 줄것도 아닌데 라는 생각과 함께
한발한발 내발걸음만 믿고선 길을 재촉한다
장군봉으로 향하는 이길은 지금 한참 등산로 주변을 정비하고 있었다
등산로 주변의 잡목은 깨끗이 벌목하여 단정한 모습이 정말 보기에는 좋았는데
고생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찡해온다
은동굴 삼거리를 지나 727봉 쪽을 바라보니 운무가 능선을 스쳐 지나가고 있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지는구나
(새롭게 단장한 철계단이지만 통로가 너무 좁아
두사람이 교행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다
조금만 더 생각하고 공사 했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편안한 산행을 할 수 있었을텐데.....)
산속에 있을땐 그 산이 보이지 않지만 산밖에선 그산을 바라볼 수있다는데
이제 낙동정맥으로 이어지는 장군봉이 눈앞이다
저멀리 고당봉도 운무속에 잠겨 있고 낙동강 저편엔 김해의 신어산이 보이고..
장군봉 아래에 있는 억새밭에선 벌서 많은 산님들이 옹기종기
둘러 앉아 맛난 점심을 먹는 모습이
초원과 어우러져 너무 아름답고 목가적인 풍경이다
이제 설설 배도 고파오고
한참 자라고 있는 억새밭을 가로 질러 풀내음을 마음껏 맏으며 잠시나마 자연과
한 몸이 되어본다
고당봉으로 향하는 길에 샘터에서 점심을 먹을려니 수많은 사람이 벌서 식사중이다
고픈배속에선 벌서 전쟁중이고 ㅎㅎ
라면 국물에 밥 한술로 시장기를 모면하니
아 !이 행복함 느껴본자만이 이 행복감을 알겠죠잉~~~
배도 부르고 모든 사람이 느끼는 식곤증일까
갑자기 잠이 밀려 오는것만 같다
아이고 그래도 움직여야지
조금전까지 가끔 스쳐지나 가던 구름이 이젠 갑자기 앞이 보이질 않을 정도다
아이고 고당봉은 나와 숨바꼭질을 하자고 유혹하는지 아님
그 아름다운 모습을 감추고 싶어서 인지
구름속에 꼭꼭 숨고 있구나
그래 살짝 감추는 모습이 어쩌면 더 아름답고 신비스러울 수 있잖아 ㅎㅎ
밀물처럼 밀려왔다 설물처럼 빠져나가는 구름을 보고 있노라니
또 한번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금샘에 혹시나 하늘로 날아가지 못한 금색
물고기가 있는지 올라가 보았지만...
어제밤에 누가 잡아 가버렸는지 한 마리의 물고기도
보이지 않고....
모두가 하늘로 날아 갔으리라 믿으며
그런데 조금의 아쉬움이 남는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원효봉과 저멀리
파리봉의 풍경도 정말 좋은데...지금은 구름으로
뒤덥여 바라볼 수가 없구나
아쉽지만 다음을 약속하고 북문으로
향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북문산장에 들러 꽁지머리의
산장지기 서재석씨와 인사하고 막걸리 한잔을 청한다
언제나 처럼 가장 행복한순간이다
이젠 배도 부르고 몸에 약간의 취기도 있고 가는 발길이 가볍게만 느껴진다
원효봉으로 오르는 계단길에 앞선 사람이 동문까지 가는
시간을 물어본다
웃으며 오늘 중엔 갈수 있다고 답하니 웃음으로 답하길
그렇찬아도 오늘밤엔 집에 가야해요 라고 말한다
순간의 웃음이 피로를 잊게 해주는걸 보니 역시 웃음이란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는가 보다
몰운대를 시점으로 백양산을 거쳐 의상봉
원효봉을 지나 계명봉과 언양의 가지산
영천의 운주산과
그리고 태백시의구봉산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구간이 바로 낙동정맥이 아닌가 싶다
오늘 이 낙동정맥을 거닐며
자연의 경이로움과 고마움과 그리고 웅장함에
또한번 감탄하게된다
한발 한발 거닐며 많은 사색에 빠져도 보았고
길옆 생명체와 무언의 대화도 나누어보았고
힘없는 곤충과 잠시 속삭여도 보았고
도토리 한알에 행복해하며 오물오물 입을 놀리는
다람쥐를 숨죽여 물끄러미 쳐다도 보았고
아름다운 지저귐으로 목청껏 소리내는 새소리도 들어보았고
혹시 내 발밑에 깔려 생명을 잃지 않을까 조심도 해보았고
대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며 걷다보니
벌서 산성마을이다
집으로
잠시 선택의 시간이 필요하다
화명동까지 버스를 탈까 아니면 어름골로 하산할까 잠시
마음의 갈등을 느끼는 순간이다
출발도 한걸음부터 시작했으니 끝맺음도 한걸음으로 맺기로
마음 먹고 산허리를 돌고돌아 집으로 향한다
어름골에 도착하니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배추님(김선종 감사님)부부가 나무 아래서 쉬고 있는게 아닌가
두분도 오늘 양산 다방리에서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아침에 조금만 일찍 서둘렀으면 오늘 동행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사람이 발길을 맞추며 걷다보니 벌서 출발지인 화명동이다
아!오늘 하루도 무사히 즐겁게 산행을 마칠 수 있음에
또 한번 감사함을 느끼며
이렇게 6월의 첫주 산행은 끝을 맺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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