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어느해 여름보다 유난하 더운것 같다
삼복의 찌는 더위를 피해 오늘은 울주군의 배네골로 피서를 떠나보려한다
아침 일찍 대충 베낭을 꾸려 집을 나서니 벌서 부터 더위가 느껴진다
집앞 마트에서 생탁이랑 과일을 챙겨 베낭에 넣고 있으니 김감사님 차가 저만치 다가오고있다
차는 호포를 지나 물금을 거쳐 한적한 시골길로 접어던다
차창가에 비치는 농촌 풍경은 평화롭고 한가 하기만 한데 날씨는 폭염주의보가 내려 서인지
차 유리창에 손을 대니 뜨겁게 느껴진다
밀양댐의 상류인 배네골은 수자원 보호구역이라 맑은 물이 있음에도 쉽게 물에 접근하지 몾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양산과 밀양 지역의 냇가에는 출입이 통제되어 있고
조금 위쪽 울주군의 경계지역 부터는 물놀이가 허용되어 있었다
이른 아침임에도 수많은 인파가
벌서 물가의 좋은 자리를 점령하고
아이들은 마냥 즐거운덧 물놀이
삼매경에 빠져있다
도로옆에는 수많은 차량들이
주차해 있고 우린 우리의 목적지인
주암 마을로 향한다
마을 입구에 다다르니 주차할 곳이
걱정이다
한때는 벼농사를 지은것같은 논을 주차장으로 만들어 유료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덕분에 우린 용케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역시 말복의 날씨 답게 숨이 막힐지경이다
간단히 산행 준비를 하고 들머리에 접어드니 벌써 등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잘 정돈된 나무 계단을 올라 능선을 도니 귓가엔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물소리 바람소리 매미소리가 어우러져 멎진 오케스트라의 화음을 만들고 있다
아!이곳이 바로 지상낙원이로구나 라고 잠시 생각해본다
잠시 시원한 계곡에 들러 가져온 생탁을 한잔 마시니 시원함과 짜릿함을 어떤 미사여구로
표현해야 할까
세상의 모든 행복이 여기에 있는것 같고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오염되지 않고 투명한 맑은 물에 손을 담그기가 너무 미안한것 같은 기분이다
또다시 발길을 옮기니 앞에 조그만 암자가 보인다
장수암 암자에는 한분의 스님이 기거하는 모양이다
법당이라 하기엔 너무 초라한 곳 하지만 근심과 걱정이 없는 도솔천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노스님께서 법당앞 텃밭에서 직접 가꾸신 오이를 세개나 우리에게 건네 주신다
아 이것이 진정한 불도자의 길이 아닌가
작은 것 하나라도 서로 나눌 수 있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야 말로 진정한 수행자요
구도자가 아닐까
감사한 마음에 일행은 법당을 찿아 부처님께 다시한번 기도를 하고 발길을 돌린다
산위의 날씨는 생각보다 훨씬 시원한 느낌이다
잠시 마지막 계곡에서 흘린 땀방울을 씻어내고 비탈진 오르막을 오르니 또다시 등줄기로
땀방울이 타고 내린다
숨소리는 거칠어지고 정상을 향한 고통의 순간이 길어지나 했는데 어느덧 눈앞에 쉼터가 보인다
휴 긴한숨을 내뺕고 점심 먹을 자리를 정한다
잘 정돈된 쉼터 주위엔 산꾼들을 위해 식탁과 긴의자가 너무나 아름답게 정리되어 있다
산행중 제일 기쁜 점심시간 캬!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감사님 사모님께서 오늘의 점심 특선으로 비빔밥을 준비 해 오셨다
큰 양푼이에 나물이랑 밥을 넣고 구박아닌 구박으로 쇠숟가락을 여기까지 가져 왔냐며 놀리는
감사님의 말에도 아량곳 없이 쇠숟가락으로 슥삭슥삭 비비니 구수한 냄새가 재약산 전체를
진동하게한다
아마 재약산의 모든 동물들이 침깨나 흘렸을걸...ㅋㅋ
감사님 왈 야! 사성급 호텔 레스토랑의 최고급 음식이 부럽지 않탄다 정말이다
사성급 호텔 음식이 아니라 황제의 밥상도 부럽지 않다
여기에 재약산 동동주
한잔을 곁들이니 산해진미에 내가 황제가 된 기분이로다 ㅎㅎ
정상에서 들려오는 바람의
노래는 귓가에 멤돌고 맑은 공기는 정신을 맑게하고 아마 이래서
오늘도 땀흘리며 산을 찿는게 아닐까
자 이젠 오르는 것보다 힘들다는 하산길. 누구나 정상에 오를 수는 있지만 내려가야 할때를
알아야 하는게 아닐까
정상에서 영원히 머물수는 없지 않은가
다시 주암계곡으로 접어 드니 시원함과 포만감이 함께 밀려온다
여름 산행의 진미는 뮈니뭐니 해도 알~~~탕이 아닐까
올라 가면서 몇군대 좋은 곳을 봐둔터라 거기서 알~`탕을 하기로 한다
어메 시원한거 땀으로 뒤범벅이 된 몸을 물속으로 풍덩 뛰어드니 모든 피로가 한 순간 사라지고만다
물밖으로 나오기가 싫어진다 쬐끔의 미련을 남겨두고 주섬주섬 옷을 입고 길을 나서니
천둥소리가 요란하다 아무래도 곧 한줄기의 소나기가 쏟아질것만 같은 기분이다
얼른 베낭의 레인 카버를 쉬우고 나니 벌서 빗줄기가 나뭇잎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모처럼의 우중 산행이 될것 같은 기분이다
빗줄기는 금새 굵은 비로 변하고 천둥 소리는 더욱 거세어진다
쏟아지는 비소리가 아름다운 음악이 되어 들려온다
서둘러 하산하니 모두가 물에 빠진 새앙쥐 모양이다
오늘은 삼복중 마지막 절기인 말복이 아닌가
말복날 보양식인 닭백숙을 먹지 않으면 좀 섭할것 같고 젖은 옷도 갈아 입을겸 근처 산장으로 향한다
주인장 왈 재약산의 여러 약초를 넣어 맛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선 방으로 들어가
젖은 옷도 갈아 입고 내려 오다 비 때문에 마시지 몾한 생탁 한잔으로 목을 축이니 방금까지
축늘어졌던 몸이 다시 원기가 충만해지는것 같구나
주인장이 우리와의 약속을 어기지 않고 많은 약초를 넣고 정성스레 삶은 닭백숙이 정말 일품이었다
지난번 청수골산장에서 맛본 백숙과는 또 다른 맛이었다
이젠 집으로 가야할 시간 돌아가는 길은 배네골에서 에덴밸리를 넘어 양산 어곡으로 가기로했다
에덴밸리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몰의 장엄함에 매료되어 잠시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다 정신을 차리니
아 이것이 진정 자연의 아름다움이요 신비가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다
오늘 하루 집을 나서 산길의 모든 생명체와
무언의 대화를 나누며 걸었던 길
또 다시 내인생의 작은 지침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루종일 운전하신 김감사님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그리고 오늘함께 하신 분들 너무 즐거웠습니다
다음엔 오늘보다 더 멋진 산행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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