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비내리는 낙동강변의 풍경(2018.8.26)

쉬어가는 여유 2018. 8. 27. 11:11

새벽부터 세차게 빗줄기가 창문 두더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모처럼 느껴 보는 한가한 일요일 아침 풍경이 새삼 어색하기만 하다.

엊저녁 동기 모임에서 한잔한 술기운도 아직 남아 있고 베낭을 메고 산을 오르려니 번쩍이는 번개와 동시에 우르렁 꽝꽝 천둥소리가 아파트 사이로 울려 퍼진다.

커피 한잔으로 하염없이 쏟아지는 창밖을 바라 보니 잠시 비는 소강 상태를 보인다.

집앞 낙동강변으로 자전거나 타자는 마음으로 주섬주섬 커피 포트에 물을 담고 커피와 옥수수 그리고 캔맥주 하나를 넣고 서둘러 집을 나선다.

비가 내리지 않길 바라고 집을 나섰지만 화명생태공원을 지나 금곡역앞을 지나니 장대같은 비가 또 다시 쏟아 진다.

이왕 나선길 멈추지 않고 자전거 페달을 밟으니 바퀴를 가운데 두고 하얀 물보라가 양쪽으로 갈리며 쏴하는 소리와 헬맷을 두더리는 빗소리로 주위의 소리는 아무것도 들리질 않는다.

호포역앞을 지날 무렵 혹시 임시로 만들어 놓은 부교(浮橋)가 떠 내려가지 않았나 하는 걱정으로 부교에 다달으니 다행이도 아직 부교는 단단한 고정줄에 메여 정상적이다.

몇개월전 장대비로 한번 떠 내려간 걸 보았기에 혹시나 했건만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으며 다만 물살이 흙탕로 점점 빠르게 흐르고 있다.

황산공원을 고속도로 다리 아래서 쉼터에  몇몇의 라이너들과 산책나온 사람들이 비를 피하고 있다.

소낙비는 피하고 보자는 심정으로 나 역시 잠시 비를 피하고 있으니 이내 빗줄기는 잦아 들고 있다.

다시 자전거에 몸을 싣고 물금역을 지나 황산 베랑길의 강위로 나 있는 자전거길을 쌩쌩 달려 본다.

화제교를 지나 원동역으로 향하니 또 다시 장대비가 쏟아지고 원동으로 향하는 철길 아래의 통로에 빗물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낙동강으로 빗물을 쏟아 내고 있다.

가야진사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 삼랑진으로 향하니 강건너 상동의 뒷산에 하얀구름이 산허리에 걸려 잇다.

잠시나마 비 그친 뒤의 풍경이 한폭의 산수화처럼 아름답다.

밀양과 양산의 경계지역인 황산잔도가 있는 곳에서 자전거를 돌리기로 했다

이제 삼랑진 쉼터까지 5킬로 남았지만 혹시 더 많은 비가 오면 호포역앞의 부교가 걱정이 된다.

다시 가야진사 쉼터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잠시의 여유를 가지고 있으니 몇몇의 라이너가 쉼터로 들어 온다

빗줄기는 잠시 소강 상태인지라 서둘러 집으로 페달을 밟아 호포역앞 부교에 도착하니 아뿔사!부교 한가운데가 끈어져 강으로 떠 내려가 버렸다.

비는 그쳤지만 황망하다.다시 물금으로 가다 정산마을로 우회 할려니 막막하기만 하다.

하는수 없이 지금 교각 공사로 막아 놓은 팬스를 넘어 공사차량이 다니는 임시가교를 건너 호포마을로 가는 옛길을 넘어와 다시 자전거길에 접어 들었다.

불과 약 1시간30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새삼 자연의 힘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집이 가까워 지니 간간히 맑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고 새벽부터 내린 비로 집에 갇혀 갑갑했던 사람들이 자전거와 걷기로 열심히 자연과 하나 되어 분주히 움직이고 잇다.

비내리는 일요일 오늘도 빗속을 뚫고 이렇게 움직이지 않았다면 하루종일 집에서 TV와 씨름하는 하루가 되었을 것이다.

빗소리 들으며 낙동강에 피어 나는 물안개 친구삼고

산마루에 걸터 앉은 구름과 스쳐 지나는 소낙비와

同行한 즐거운 일요일 하루를 마무리 한다



양산시 원동의 천태산 천태사이 비온뒤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