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두바퀴로 낙동강 거슬러 오른 무척산 모은암(2018.9.9)

쉬어가는 여유 2018. 9. 10. 10:46

◇일시:2018년9월9일

◇어디로:화명생태공원~물금취수장~가야진사~삼랑진철교~철교전망대~무척산 모은암


가을 문턱 白露를 지나니 아침 공기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피부에 와 닿는 공기는 차갑게 느껴지고 몸은 자꾸만 움추려 드려 한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낙동강 물길을 거슬러 가을속으로 달려 가 본다.

아침부터 수많은 라이너들이 잘 정비된 낙동강 자전거 길을 손살같이 달려 간다.

길옆의 가로수 길과 가녀린 코스모스꽃길을 쌩쌩 달리니 코끝을 파고 드는 풋풋한 시골의 향기가 감미롭다.

도시에선 맏을 수 없는 시골향기...

아!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이 바로 이것이다.

양산 황산공원엔 주말을 맞아 캠핑을 즐긴 가족들의 분주한 모습과 지난 봄 수레국과 유채가 활짝 피었던 자리에는 가을 전령사 코스모스가 하나 둘 피기 시작하여 가벼린 몸통을 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며 가을 소식을 전하고 있다.

물금취수장 모퉁이에 있는 물문화전시관 전망대에서 물위로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자전거길 20선에 선정되엇다는 황산베랑길을 바라 보며 시원한 물 한잔으로 잠시 여유를 가져 본다.

다리위를 손살같이 달리는 라이너들을 바라 보고 있으니 내 마음속도 시원함을 느낀다.

한주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어깨를 누러고 있던 무거운 짐도 한순간 사라지는 기분이다.

구름사이로 내비친 파란하늘은 점점 높아만 가고 강바람 또한 가을로 달리고 있다.

원동역,가야진사쉼터 그리고 양산과 밀양의 경계지역에 있는 잔도길을 달려 "처자교"의 흔적이 남아 있는 길을 달리니 전깃줄에 비둘기 가족이 오손도손 속삭이며 사람이 지나도 미동(微動)도 하지 않는다.어쩌면 인간과 共生하는 법을 아는것만 같다.

삼랑진 舊鐵橋를 지나 한때는 열차가 다녔던 철교 전망대에 오르니 지금은 열차는 다니지 않고 레일바이크로 바뀌어 강물을 가로 지르는 철길을 가족과 연인들이 조잘조잘 웃음꽃을 피우며 휴일을 즐기고 있다.

참 행복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전망대의 의자에 걸터 앉아 소리없이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 보다 고개를 돌리니 무척산이 우뚝 서 있다.

무척산은 허공산, 가야산이라고 하였다가 무척이라는 사람이 이 산에서 공부를 하여 성공하여 이 사람의 이름을 따서 무척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한 무척산은 많은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 이 산의 정상 바로 밑에 천지못이 있는데, 이 연못은 김수로왕릉의 물줄기를 잡기 위해 설치됐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산 중턱의 거대한 암벽 아래의 기암괴봉 사이에 어머니의 은혜라는 뜻의 모은암이 있다. 가락국의 2 대 거등왕이 김수로왕의 왕후인 그의 어머니 허태후의 은혜를 기리기 위하여 세운 절이라 한다.

무척산 가는길 들판에는 벼가 고개를 숙이고 있고 水路변에는 백로와 왜가리가 한가로이 날개짖을 하며 노닐고 잇다.

무척산 입구 표지판을 지나 자전거 페달을 밟으니 허벅지가 터질것만 같다 하는 수 없이 끌바를 하며 모음암 아래 주차장에 자전거를 두고 모은암에 오르니 조용한 산사에도 가을 냄새가 풍겨 온다.

일주문도 없는 계단을 오르니 고목의 감나무에서 떨어잔 붉은 감이 여기저기 늘려 잇다.

크다란 바위를 지붕삼은 대웅전과 동굴을 지나 만나게 되는 산신각 규모는 작지만 언제 찾아도 포근한 모은암이다.

시원한 감로수 한잔으로 근심 걱정을 잠시 내려 놓는다.

누군가가 피워 놓은 은은한 향냄새가 바람을 타고 흘러 간다.

법당에 들러 잠시 합장 기도하고 모두의 무사안녕을 빌어 본다.

하산길은 끌바의 고통을 잊게 한다 급경사 길을 내달려 단숨에 들판으로 접어 든다.

가을 들판은 바라만 보아도 풍성하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을 이겨 내고 이제 풍성한 결실만 남겨 놓고 있다.

가을이 주는 풍요로움 삶의 행복 또한 늙으면서 풍성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가을의 문턱을 지나 소리없이 흐르는 낙동강을 따라 찾은 모은암과 곡식이 무러 익어 가는 들판에서 하루의 행복함과 즐거움을 찾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