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100選

한라산 겨울풍경(2019.1.13)

쉬어가는 여유 2019. 1. 15. 11:15

☆일시:2019년1월13일

☆산행코스:성판악~속밭쉼터~진달래대피소~정상안내소~백록담~용진각대피소~용진굴~탐라계곡~숯가마터~관음사


남한 最高峰 한라산은 쉽게 오르기가 힘던 산이다.

陸地와 떨어진 제주도에 있기도 하지만 해발이 남한에서 최고로 높은 1,950미터나 되는 高峯이기 때문이다.

겨울이면 항상 눈이 쌓여 있고 저지대와 고지대의 급격한 기온차와 세찬 해양성 바람으로 인해 정상에 접근하기란 정말 힘들고 어렵기만 하다.

이른 아침 성판악에 도착하니 이미 주차장은 만원이고 안내소에서는 차량을 길옆으로 주차하라는 방송이 흘러 나온다.

한참을 왔던 길을 되돌아가 적당한 곳에 차를 주차한 후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상 기후 탓인지 등산로에는 殘雪만이 조금씩 남아 있고 항상 눈꽃을 피웟던 나뭇가지에는 눈(雪)이라고는 보이질 않는다.

눈산행을 기다하고 이곳 한라산까지 왔건만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하지만 자연이 눈꽃이 아니라도 나의 도전을 위해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한무리의 등산객과 뒤썩여 등을 떠 밀리며 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덧 이마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하고 등로옆 곳곳에 쌓인 잔설과 육지에선 보기 어려운 다양한 종류의 樹木을 감상하며 오르다 보니 속밭쉼터가 나타난다.

속밭쉼터는 마치 시골 장터를 방불케하리만치 수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여기저기 옹기종기 둘러 앉아 지친 목을 물한잔으로 식히고 간단한 음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다.

우리 일행도 쉼터 한 귀퉁이에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발길을 옮기니 이곳부터는 제법 많은 눈이 등로에 있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 길을 재촉하니 꼬리에 꼬리를 문 등산객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피난행렬처럼 느껴진다.

사라오름 갈림길에서 일부 등산객은 사라오름으로 향하고 분산 되어서 인지 이곳부터는 등산하기엔 한결 수월해 진다.

고도가 높아지니 운무가 자욱히 앞을 가리고 간간히 나뭇가지에는 맺힌 물방울이 얼어 하얀 상고대를 만들고 잇다.

구름속에 갇힌 진달래대피소에 들러니 이곳은 속밭쉼터보다 더 많은 人波가 몰려 있다.

한때는 이곳 대피소의  컵라면이 一味였는데 지금은 一切의 음식물과 심지어 식수도 판매하지 않고 정상으로 향하는 시간 통제와 주변관리 및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등산객 대부분이 이곳에서 휴식과 간단한 음심을 먹기 위해  꼭 쉬어 가고 있다.

이곳 진달래 대피소에서 白鹿潭 정상을 오르기 위해선 반드시 12시전에 통과 해야 하며 12시가 지나면 관리서앞의 통제소에서 문을 잠궈 통제를 하고 있다.

일행도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려다 아직 시간도 이르고 정상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서둘러 정상으로 향한다.

해발 1,700고지를 지나니 저만치 파란하늘과 맞닿은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널어선 등산객들이 이제 서서히 지치기 시작해서인지 발걸음이 무디기 시작한다.

하지만 고도가 높음에도 바닥엔 오히려 눈이 없고 간간히 바위틈과 햋볕이 들지 않은 음지에만 잔설이 보인다.

지난번 내린 눈도 포근한 날씨탓에 나무 아래에만 조금 남아 잇고 많은 인파가 밟은 자리에는 녹아 없어지고 말았다.

구름 가득했던 하늘은 맑게 개이고 이젠 발아래 저만치 하얀구름이 마치 솜이불을 깔아 놓은덧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마치 구름을 타고 神仙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정상이 가까워지니 정상석옆에는 수많은 등산객이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 길게 늘어선 모습에 난 입이 벌러지고 말았다.

저렇게 기다려서 꼭 인증사진을 찍어야만 될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난 지금까지 몇번을 한라산에 올랐건만 정상석에서 사진을 한번도 찍은 적이 없다.

그냥 나무로 표지석을 세워둔 한라산 동능정상이라고 새겨진 곳에서 기념으로 한장의 사진을 남겨 두었다.

한라산 정상의 날씨는 구름 한점 없고 바람조차 숨죽이며 마치 따스한 봄날처럼 포근하기만 하다.

이래도 되는가 하리 만치 포근한 날씨로 일행은 정상의 나무데크에 앉아 장갑도 끼지 않고 맛난 점심을 먹기로 한다.

天上에서 먹는 점심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고 누구나 쉽게 느끼지 못하는 멋진 밥상이다.

맛난 점심후 하얀사슴의 전설로 이름 붙여진"白鹿潭"을 바라 보니 분화구 저아래 하얀 눈밭속에 마치 한마리 사슴이 뛰어 노니는 것만 같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정상의 자리엔 오래 머물 수 없고 언젠가는 그자리를 내려 와야 한다는 평범한 眞理처럼 이제 하산을 서두런다.

하산길 관음사 방향은 한라산의 북쪽면이라 아직도 잔설이 수북히 쌓여 잇다.

고사목과 주목에는 간간히 눈꽃과 상고대가 맺혀 있고 북쪽능선에서 바라보는 백록담은 동쪽능선에서 보는것과는 또다른 풍경을 보여 준다.

급경사의 등산로를 따라 한참을 내려 오니 우뚝쏫은 삼각봉과 깊고 긴 탐라계곡이 펼쳐진다.

삼각봉을 돌아 서니 용진각 대피소가 능선에 자리하여 이곳 역시 진달래대피소처럼 산행 시간통제와 안전을 위해 관리하고 있다.

대피소에서 지쳐 가는 다리를 잠시 쉬고선 다시 지루하기로 유명한 탐라계곡으로 접어 든다.

용진굴과 숯가마터를 지나 한라산 북쪽에 위치한 관음사에 도착한다.

하산으로 긴장이 풀려서 인지 이제 다리에 힘이 빠진다.

하지만 겨울 왕국을 꿈구며 떠난 한라산 등산은 눈덮힌 한라산의 면목은 보지 못했지만 또 다른 한라산의 모습을 보았다.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한라산 등산을 마무리 하며 己亥年 한해도 힘차게 달려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