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100選

비슬산 진달래 花園 (2020.4.19)

쉬어가는 여유 2020. 4. 20. 14:44

□언제:2020년 4월 19일

□어디로:자연휴양림 주차장~조화봉~대견사~진달래 군락지~월광봉~천왕봉~진달래 군락지~대견봉~휴양림 주차장

봄을 알리는 노란 개나리 하얀 벚꽃 그리고 유채꽃이 물러 간 자리에 진달래와 철쭉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남쪽 낮은 곳의 진달래는 이미 화려했던 꽃잎을 살포시 떨구어 땅바닥을 붉게 물들이고 사라졌지만 해발 일천 미터인 비슬산 넓은 花園에는 지금 한창 진달래가 피어나고 있다.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이번 주중에 열릴 예정이던 비슬산 진달래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새롭게 創建한 大見寺를 둘러보기 위해 비슬산으로 발길을 옮겨 본다.

일기예보에는 오늘 오후 늦게부터 비가 온다기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비슬산휴양림에 도착하여 大見寺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타려니 매표 시간 전임에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기다랗게 줄을 서 있다.

대견사로 오르는 차량은 전기차와 일반차량이 있는데 안내를 잘못하여 한 줄이 두줄로 뒤엉켜 전기차는 11시 20분, 일반차량은 10시 20분 차량이라기에 일반차량을 매표한 후 약 1시간 20분을 기다려 차량에 탑승하여 산길을 오르니 걸어서 오르는 사람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약 20분가량 돌고 돌아 대견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하늘엔 구름이 가득하고 조화봉과 대견봉, 천왕봉은 구름 속에 숨었다 보이기를 반복한다.

구름이 스쳐 지나는 조화봉의 降雨 레이드觀測所는 마치 유령의 城처럼 구름 속에 갇혀 있고 발아래 펼쳐진 넓은 평원의 진달래 군락지를 잠시 바라본 후 새롭게 창건한 대견사로 발길을 옮긴다.

이곳 대견사에는 참 오랜만에 오른 것 같다.

대견사는 신라 興德王때 창건된 寺刹이었지만 일제강점기 때 허물어져 폐허가 되어 지금껏 방치되었으며 사찰 앞 자연 암 석위에는 고려시대에 건립되었다는 3층 석탑이 山川을 굽어 보고 있다. 이렇게 폐허가 되었던 대견사는 2014년에 새롭게 重創 했다는데 重創 後 처음 왔으니 아마도 칠팔 년의 세월이 흘렀지 않나 싶다.

바위는 옛 바위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지금은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 아래엔 大見寶宮의 법당과 사리탑 등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지난시절 대견사지에서 점심을 먹던 기억과 진달래 축제 기간임에도 추운 날씨 탓에 피었던 진달래가 얼어 버렸던 기억 수많은 인파에 밀려 발걸음 조차 옮기기 힘들었던 순간 그리고 흙먼지 가득했던 기억들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

대견사를 나와 진달래 군락지로 향하니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평원에는 아직 滿開하지 않은 진달래와 곳곳에 만개한 진달래가 서로 調和를 이루며 아름다운 天上花園을 만들어 놓았다.

축제 때마다 人山人海로 발길 조차 옮기기 힘들었는데 오늘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人跡이 드물어 한적하게 불타 오르는 진달래 군락지를 거닐며 이곳저곳을 둘러본 후 구름 속에 신비스럽게 숨어 있는 천왕봉으로 발길을 돌린다.

표지석 조차 없이 이정표에 누군가 월광 봉이라 새겨 놓은 봉우리를 지나 천왕봉으로 오르니 눈앞 능선으로 쏜살같이 구름이 지나가고 가지 끝에는 송골송골 수정 같은 물방울이 맺혀 후하고 불면 떨어질 것만 같고 신비스러운 천왕봉은 숨바꼭질하듯 구름 속에 숨었다가 보이기를 반복한다.

천왕봉 정상석은 커다란 자연석 바위 끝에 하늘을 향해 위풍당당한 모습을 뽐내며 최고봉답게 비슬산을 굽어 내려 보고 있다.

정상석 앞면에는 한글로 비슬산 천왕봉이라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한자로 琵瑟山 天王峯이라 또렷이 새겨져 있다.

날씨만 좋았으면 멋진 조망을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흐린 날씨 탓에 간간히 유유히 흘러가는 낙동강과 그리고 송해 공원이 시야에 들어온다.

세찬 바람이 구름을 몰고 휑하니 지나가며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만 같아 서둘러 천왕봉을 뒤로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大見峰으로 향하니 일기예보와는 달리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대견봉을 지나 주차장으로 향하는 내리막 길을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내려 서니 어느덧 소재사(消災寺) 入口가 보인다.

오늘이 穀雨인데 봄비가 내려 메말랐던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니 올 한 해는 풍년 일거라 믿으며 비슬산 진달래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