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100選

능동산 천황산 재약산을 걷다

쉬어가는 여유 2020. 5. 18. 11:36

□언제:2020년 5월17일

□어디로:석남터널입구~입석대~입석봉~능동산~샘물상회~천황산~천황재~재약산~고사리분교터~층층폭포~구룡폭포~홍룔퐁포~표충사

 

따스한 봄볕이 새싹 사이로 스며들고 산은 더욱 푸르게 변해 간다.

안개 자욱한 길을 달려 석남터널 입구에 도착하여 비탈진 산길을 오르니 야속한 안개는 거칠 줄 모르고 자꾸만 앞을 가린다. 하늘 향해 우뚝 솟은 입석대를 지나 작은 돌무덤 위에 입석 봉이라 새긴 표지석에서 잠시 긴 한숨을 토해 낸다.

떨어진 낙엽은 수많은 산님의 발길에 밟혀 산산이 부서져 미진(微塵)하여 부 더러운 촉감을 느끼게 한다.

능동산에 오르니 안개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건만 야속한 미세먼지가 파란 하늘을 가로막고 있다.

천황산으로 향하는 임도와 숲길을 오가며 케이블카 쉼터에 도착하여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여유를 느껴 본다.

샘물상회를 지나 천황산으로 오르는 등로는 새롭게 조성되었고 길옆의 철쭉과 진달래는 지금 한창 복원 사업 중이다.

정상 주변에는 이른 철쭉이 군데군데 피어 있고 만개하려면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정상에서 바라본 영남알프스의 거대한 山群에 매료(魅了)되어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고운 자태를 뽐내는 철쭉은 수줍은 듯 꽃잎을 한 잎 두 잎 펼치고 있고 간간히 부는 바람에 한들한들 춤을 춘다.

천황재를 지나 재약산에 오르니 넓고 넓은 사자평원이 마치 異國의 풍경처럼 펼쳐져 있다.

끝없이 이어진 계단을 내려와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는 고사리분교터에서 옛 추억을 떠 올려 본다.

내가 처음 고사리분교를 찾았을 때가 어언 40여 년의 세월이 흘러가 버렸다.

계곡에 울러 퍼지는 우렁찬 폭포수 소리와 산새들 지저귐 소리가 山天에 메아리친다.

층층폭포의 웅장함과 인간의 발길을 거부하는 虹龍瀑布의 장엄한 물줄기를 바라보니 힘들게 걸어온 발자취의 보상으로 충분하다.

천년고찰 표충사 경내에서 合掌하고 무산 산행에 대한 고마움의 기도를 드리며 하루의 긴 旅程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