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23년 6 월 6일
新綠은 점점 짙어 가고 한낮의 기온은 점점 높아만 간다.
오늘은 나라를 위해 귀중한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의 충성을 기리는 날인 현충일이다.
마음은 어느 때보다 경건해지고 머리가 절로 숙여진다.
지난달 마음먹었던 영남알프스의 일천미터 高峰을 도전하기 위해 오늘은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을 등정하기로 하고 아침 일찍 양산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공휴일이라 그런지 버스 안은 한산하기만 하다
양산 신평터미널에서 지산마을로 향하는 마을버스에는 나 혼자만 승차하여 영취산 아래 지산마을로 향하니 산비탈 논은 벌서 모심기를 마쳤고 길가의 텃밭에는 고구마, 옥수수, 고추 등 여러 작물이 자라고 있다.
지산마을 정류장에 도착하니 한 무리의 산객들이 마을 만남의 광장 평상에 둘러앉아 덕담을 나누고 있다.
간단히 산행 준비를 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우거진 숲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니 이마엔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바람조차 숨죽이고 들려오는 건 거친 숨소리뿐이다.
옛 취서산장에 이르니 몇몇의 산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흔적만 남은 옛 산장을 뒤로하고 또다시 오르막을 오르다 지내마을 갈림길에서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무거운 어깨를 쉬어 본다.
이제 정상까지는 약 15분 정도면 오를 것 같다.
잘 정비된 돌계단을 한 발 한 발 오르며 능선에 도달하니 하늘 높이 솟은 정상석이 보인다.
지난번에 올랐을 땐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을 위해 수많은 산객이 줄을 서 있었는데 5월 27일까지 30,000명의 완등자가 나와서 인지 오늘은 한산하기만 하다.
난 올 11월 30일까지 완등을 목표로 하였기에 정상석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고 발길을 광활한 억새평원이 펼쳐진 신불산으로 향한다
파릇한 억새는 마른 억새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능선에 부는 바람은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다.
매번 산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속세의 모든 잡념은 사라지고 마치 천상을 거니는 신선이 된 것만 같다.
신불재에서 조금은 이른 점심을 먹고 신불산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한 계단 두 계단 마음으로 세면서 오르다 보니 어느새 신불산 정상이다.
신불산 정상에는 제법 많은 산객들이 모여 간식 및 점심을 먹고 있다.
여기서도 간단하게 인증 사진만 남기고 억새가 가장 아름다운 간월재로 향한다.
가을이면 은빛 물결이 출렁이며 장관을 이루는 간월재는 해마다 전국에서 수많은 산객들이 모여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억새군락지로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고 휴식 공간 또한 풍부하여 최고의 힐링 장소가 되고 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간월산으로 발길을 돌리니 가족 단위의 산객들이 유독 눈에 띈다.
아빠 손을 잡은 어린아이와 투덜 되며 따라가는 초등학생 그리고 젊은 연인들의 모습이 유독 많이 보인다.
간월산 정상에 도착하여 정상 인증 사진을 남기고 이내 발길을 돌려 오늘 하산 목적지인 등억온천으로 향하는 기나긴 임도를 따라 내려가니 산길을 걷는 것보다 몇 배는 힘이 드는 것 같다.
온천 입구 계곡에서 불덩이처럼 달아오른 발을 시원한 계곡물에 담그고 잠시나마 뜨거운 열기를 식히니 무거웠던 다리가 가벼워진다.
오늘 하루 일천미터의 고봉을 세 개 완등하고 이제 남은 세 곳은 천천히 시간 나는 데로 완등하기로 하고 상쾌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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