漫興 =杜甫=
흥에 겨워 읊다
眼見客愁愁不醒(안견객수수불성)
나그네 시름에 겨워 깨어나지 못하는데
無賴春色到江亭(무뢰춘색도강정)
봄빛은 의지할 곳 없어 강가 정자에 이르렀네.
即遣花開深造次(즉견화개심조차)
곧 꽃들은 스스로 깨쳐 피어나고
便覺鶯語太丁寧(변각앵어태정녕)
문득 꾀꼬리가 큰 소리로 울게 당부하였으리
이 詩는 全唐詩에 실려 있는 9首 중 1首로 당(唐) 상원(上元) 2년(761) 봄 杜甫의 나이 50세 때 지은 시이다. 두보는 당시 기근으로 벼슬을 버리고 촉으로 들어와 성도 완화계에 초당을 짓고 곤궁한 생활을 하였다. 완화계로 돌아온 지 1년 되던 해 봄날 객지생활의 시름에 젖어 즉흥적으로 칠언절구 시 <만흥(漫興)> 9수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