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2024년 10월 27일
깊어 가는 가을
인생 2막에 접어든 벗들과 한적한 시골에서 오랜만에 서로 담소 나누며 밤이 깊어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든다.
이제 머리카락은 검은색을 찾기가 쉬워졌고 모두 서리 내린 흰머리카락을 숨기려 하나 둘 염색을 하는 나이가 되고 말았다
밤새 떠들고 한 잔 두 잔 술에 취기도 돌았건만 세월의 탓인지 모두가 아침잠은 없어져 서로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찍 일어나 천황산을 오르기로 했다.
현대 문명의 도움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천황산을 오르기로 하고 아침 7시 40분 첫 출발하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승강장에 도착하니 부지런하게도 벌써 몇몇의 사람이 줄을 서 있다.
승강장에 탑승하여 가파른 얼음골 골짜기를 오르니 구름 사이로 눈부신 아침 햇살이 이제 물들기 시작한 단풍잎을 환하게 비추어 더욱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다.
상부 승강장에 올라 발아래 펼쳐진 농촌 풍경을 바라보며 천천히 가을 속으로 발길을 옮겨 옛 향수를 찾아 샘물상회에 이르니 산객들의 쉼터였던 샘물상회는 흔적만 남겨둔 채 철거되고 없어졌다.
조금 아쉬움은 남았지만 청량한 산바람 맞으며 가을향기 듬뿍 맡으며 정상으로 오르니 고요한 아침 해살에 억새가 반짝이며 어서 오라 손짓한다.
벌서 정상에는 몇몇의 산객들이 줄지어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우리 일행도 긴 세월이 흐른 뒤에 오늘 이 순간을 추억하기 위해 한 장의 사진을 남겨 본다.
정상에서 재약산을 바라보며 천황재로 잘 정비된 계단을 내려가니 넓은 천황재에는 가을의 진객 억새가 은빛물결을 넘실거리며 가을이 지나감을 아쉬워하고 있는 것만 같다.
넓은 데크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친구의 농장에서 가져온 얼음골 사과를 먹으며 소중한 벗들과 정겨운 얘기꽃을 피운다. 일기예보에 비 소식이 있어 일찍 하산하기로 하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하다 보니 예년 이맘때보다 조금 늦게 골짜기마다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고 있어 조금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소중한 나의 벗들과 함께 했던 길이었기에 더욱 아름답고 행복한 동행길이 되었다.
또다시 내년을 기약하며 벗들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며 밀양 여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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