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품다

쉬어가는 여유 2012. 10. 31. 09:23

 

年中 行事처럼 떠나는 설악산 無泊 山行,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 찾아도 말없이 반겨주는 설악의 아름다운 秘境이 보고파 천리길을 마다하고 늦은밤 차에 몸을 싣는다.그 아름다운 비경을 쉽게 보여주지 않으려는지 이번 여행은 출발부터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가슴을 꽝꽝 두드리고 있다.새롬의 愛馬가 갑자기 고장으로 인해 출발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출발을 약2시간 남겨두고 들려온다.갑자기 하늘이 노랗게 느껴진다.관광철이라 대체 차량이 없을텐데...회장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오늘 출발할 회원님들은 벌서 집을 나선 사람도 있을테고 그렇지 않더라도 곧 출발 준비로 분주할터인데 차량은 쉽게 연락이 되지 않는다.벌서부터 일부 회원님들은 웅성그림과 전화가 여기 저기서 오고 있다.어렵게 차량 한대와 연락이 닿아 출발지인 덕천동에 도착하니 예정 시간보다 약1시간 가량이 늦었다.서둘러 탑승하여 출발지로 떠났건만 마음 한구석엔 불안함을 감출수가 없구나.늦게 출발한 관계로 출발과 동시에 차량안은 취침 준비로 분주하다.경주 휴게소에 잠시들렀다 다시 출발하니 여가 저기서 간간히 코고는 소리가 들려 온다.부지런히 달려 설악산 오색탐방로 입구에 도착하니 예정 시간보다 약40분 정도 지체된덧 하다.서둘러 간단한 시락국에 밥 한술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출발하니 그렇게 붐비던 탐방로 입구가 한산하기만 하다.04시40분 시간을 확인하고 선두조 몇명이 먼저 앞서 나서니 저만치 앞에서 반짝반짝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다가가 베낭의 명찰을 보니 진해에서 오신 산님들이다.어디로 하산하냐 물으니 잘 모르겠다고 한다.정말 어이가 없구나 싶은 마음이 밀려온다.오색에서 대청봉을 지나 어디로 하산을해도 약10시간 정도가 소요될텐데 자기가 어디로 하산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산행에 참여한 사람,정말 무식한건지 아님 대담한건지 긴 한숨만 나올뿐이다.아무리 낮은 산일지라도 자기가 가야할 방향이라도 알고 또한 자기 체력을 생각하면서 길을 떠났으면 하는 마음이다.이 걱정은 결국은 하산할때쯤 우리에게도 어려움으로 다가오고 말았다.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 보니 어느덧 저멀리서 동해의 푸른바다를 가득 머금은 태양이 여명으로 다가오고 있다.

 

 

 

잠시 나무가지 사이로 살며시 고개 내미는 일출의 장엄한 순간을 감상하며 카메라의 셔트를 눌러본다.아!정말 아름답고 장엄한 일출의 순간, 이순간 모든 피로가 사라지고 만다.일출의 순간을 뒤로하고 정상을 향해 고행의 한발한발을 내딛다 보니 바로 정상이 눈앞이다.잠시 정상 아래 그 옛날 군부대 막사 자리에서 간단한 간식으로 배를 채우며 저멀리 동해 바다를 바라보니 이미 저만치 떠 오른 태양과 동해의 바다가 장관이다.이래서 힘들어도 오늘도 산을 찾는지 모르겠다.이제 약100m 정도 남은 정상에 오르니 수많은 사람들로 人山人海를 이루고 있다.모두 정상석 주변으로 몰려들며 대청봉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표지석을 배경으로 한장의 사진속에 왔다 갔음을 인증하기 위해 서로 밀고 밀리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새롬의 일행들도 저 마다의 폼으로 한장의 기념사진을 남겨 본다.다음 사람을 위해 얼른 자리를 뜨려하니 차가움이 몸속으로 파고든다.얼른 바람막이 옷으로 바람을 막고 주위를 살펴보니 아침 태양을 머금은 설악산의 풍경이 정말 장관이다.저멀리 공룡능선이며 희미하게 보이는 울산바위 중청 그리고 한계령을 휘감아 돌아온 귀때기청과 내설악의 골짜기 마다 태양을 머금은곳과 토해낸 곳이 음양의 조화가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듯 하며 설악의 최고봉 대청봉에서 바라보는 설악의 아름다움을 잠시 가슴속에 담아본다.

 

 

 

중청대피소에서 손오공님으로 부터의 전화가 온다.식사할만한 마땅한 자리가 없으니 어서 하산하라는데 아직 후미조는 한참을 기다려야 올것만 같다.대피소에 도달하니 이곳은 그 옛날 한참 영화를 누리던 시골의 5일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모두가 무슨 생각과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지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생동감있게 느껴져 너무 보기가 좋다.개개인이 무슨 사연과 소망을 안고 이렇게 힘던 고행의 길을 택했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정상에 왔다는 보람을 마음껏 느끼며 이곳 대피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새롬이라고 목청껏 소리질러 몇몇이 한 그룹을 만들어 비집고 대피소 한귓퉁이에 작은 주방을 만들고 둘러 않아 간단한 행동식 및 반주로 쇠주 한잔식으로 잠시나마 피로를 풀고 있으니 중간 그룹에서 무전이 오고 잇다.정상에서 지금 하산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선두 그룹 일부는 출발하여 봉정암으로 향하니 눈 앞에 공룡능선이 한발짝 성큼 다가오는 기분이다.꼭1년전 공룡능선을 밟으며 내 스스로 약속했던  내년에도 꼭 설악을 찾으리라고 마음속으로 새겼던 나와의 약속을 지켜 한편으로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아래의 漢時는 '吳 福任'님의 한시 일부분인데 가을의 설악산과 너무나 잘 어울릴것 같아 여기 옮겨본다.

 

秋色靑紅旣半楓   가을빛은 푸르고 붉게 이미 반은 단풍이 들었는데

深碧隱立裸娥曲   짙은 푸름속에 은밀히 서있는 벗은 아름다운 곡선이여

願留是景時莫動   원컨데 이 경치에 머물고 싶으니 시간이여 가지마오

復來眞難心哀益   다시오기는 진정 어려우니 마음 더욱 애닲구려

 

                    <마지막 구절처럼 되지 않으려면 열심히 산에 다닐 수 밖엔 별도리가 없겠네요 ㅎㅎ>

 

이제부터 소청에서 백담사로 향하는 길은 내리막길의 연속이다.잘 정비된 돌계단과 철계단을 한걸음 한걸음 옮기다 보니 소청대피소의 모습이 보인다 그 옛날 아담한 모습은 간데 없고 현대식 대피소로 한창 공사중이다.갑자기 손오공님이 뜬금없이 일하는 인부에게 한마디 하기를 「아저씨 여기 일하면 일당 얼마 줍니꺼?」 라고 물으니 묵묵부답이다.그 작은 농담하나에 잠시 피로를 잊을 수 있어 우린 참 행복하다는 걸 새삼 느끼는 순간이다.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천년고찰 봉정암,봉정암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절이다.봉정암이란 봉황이 부처님의 이마로 사라졌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봉황이 알을 품은 형국의 자리에 부처님의 뇌사리를 봉안하고 5층석탑을 세우니 이곳이야 말로 吉地中의 吉地가 아닐런지.전국의 수많은 불자들이 이곳 봉정암을 오르기 위해 고행의 길을 걸으며 自行하는 이유도 아마 자기와의 싸움이며 어느 부모님이 그러하듯이 자신의 행복과 영세보다도 자식과 가족의 안녕을 빌기 위해 이곳 봉정암을 찾는지도 모르겟다.

 

 

 

모두가 봉정암에서 무슨 소원을 바라며 정성껏 기도를 드렸는지? 나리님 曰 「자기는 기도 드릴때 모두의 소원을 들어 주고 남는 소원이 있으면 자기의 소원도 들어 달라고 한다」 라고 말한다.아마도 이것이 정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나역시도 전국의 수많은 사찰을 답사해 보았지만 지금껏 법당안으로 들어가 기도를 드려본건 손으로 셀수 있을 정도로 미미한것 같다.다음부턴 열심히 기도해봐???

봉정암을 뒤로하고 길을 제촉하니 중간그룹은 소청 아래를 지나고 있는데 아직도 후미조는 대청대피소에서 식사중이라는 무전이다.서서히 걱정이 앞선다 선두와 후미와의 간격이 너무 멀어진것 같아 잠시 서둘러 줄것을 부탁하고 봉정암에서 바라본 용아장성이며 공룡능선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내설악의 비경을 다시한번 가슴속에 품고선  발길을 재촉해 본다.

 

 

 

수렴동계곡으로 접으드니 무전 교신은 중간만 이루어지고 후미와는 교신이 되질 않는다.잠시 계곡으로 내려가 무겁게 짊어지고 온 베낭의 과일이랑 간단한 음식으로 요기를 하고 다시 발길을 옮겨본다.내설악의 아름다움이 생생이 다가오는 수렴동 계곡 어디를 쳐다보아도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아름다움의 연속이다.정상에서 시작된 단풍은 어느덧 그 고고한 자태를 감추었지만 간간히 태양을 받아 고운 색을 띄는 모습은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수렴동계곡으로 빠져 들수록 후미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수렴동대피소 아래 계곡에서 잠시 지친 발을 내설악의 차가운 물에 담그고 피로를 풀어본다.명경지수처럼 맑은 계곡물위로  붉게 물던 단풍잎이 종이배 마냥 떠 내려가고 물속에 비친 단풍잎은 붉은 색을 토해 내는덧하다.그 언젠가 들었던 흘러간 옛노래 배호씨의 설악산의 노래가 문득 생각나는구나.

이짧은 노랫말이 설악산의 곳곳에 숨은 전설과 명승지 그리고 아름다운 비경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설악산의 노래      --배   호--

 

푸른바다 마주잡고 솟은 설악산

백리길을 산수따라 가는 나그네

석가존불 삼천년에 목탁소리 저문데

흔들바위 장한풍경 천하명산 이로세

 

태백산맥 오랜터전 오색 백담사

하늘높이 솟아지는 무지개 폭포수

몾잊겠는 수렴동아  사리탑은 어디매냐

천봉을 밟고 서니 약수온천 그립다.

 

 

안내표지석 10-16번 정도를 지날 무렵 중간 박부장님과 유총무님의 무전 교신중 안전사고 발생이라는 희미한 소리가 들리고 있다.박부장께 확인하니 10-25지점에서 회원 한분이 쓰러 졌다는 내용인것 같다.교신 거리가 멀어서인지 정확히 알수 없어 박부장께서 현장으로 가기로 한다.무전도 전화도 모두 불통이다.간간히 무전은 되지만 끊어지는 소리로 정확히 내용을 알수가 없다.영시암에 들러 전화를 하려하니 이곳에서도 전화가 되지 않는다는 보살님의 냉랭한 소리뿐이다.영시암을 지나면서부터는 가을의 절정인 단풍이 형형색색으로 백담계곡의 맑은 물과 어우러져 앵두 입술처럼 붉은 자태를 뽐내고 있다.하지만 그 아름다운 경치도 쉽사리 눈에 들어 오질 않는다.백담사에 도착하니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용대리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벌서 선두 그룹 몇분은 걸어서 용대리로 향하고 있다고 전화가 왔다.전부장님께 먼저 하산하기를 부탁하고 다시 영시암으로 발길을 옮기니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그래도 다행인것은 지금은 회원님의 상태가 조금전보단 많이 좋아졋다는 무전 연락이 내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한다.영시암 아래서 혼자 후미조 일행을 기다리고 있으니 저만치서 반가운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다.오늘 처음 오신 회원님이 무리한 산행으로 다리 근육에 마비 현상이 왔다고 한다.박부장께서 회원님을 업고 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애길 듣고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몾햇다.

 

 

 

오늘 산행전 미리 애기했듯이 설악산의 산행은 어느코스를 선택하더라도 중급 이상의 산행 실력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도전하여 이런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으리라.백담사탐방센터에 도착하니 벌서 시계는 약5시를 가리키고 있다.하산 약속시간을 훌쩍 넘겨 버렸다.탐방지원센터에 자초지종을 애기하니 환자분과 몇몇 회원님들은 공단 차량으로 용대리까지 태워 준다는 확담을 받고선 정예 멈버???5명은 용대리까지 걷기로 하고 찻길로 접어 들었다.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게 마치 뱀처럼 길게 늘어선 줄을 뒤로하고 딱딱한 아스팔트 길을 걸으니 정말 발바닥에 불이 난 기분이다.하지만 주위의 단풍은 너무 아름답다.오늘 설악의 단풍중 白眉는 바로 여기구나 하는 생각이던다.회장님께서 여기서 용대리까지 갈려면 4개의 다리를 건너야 된다고 하는데 아이고 인자 다리 하나 건넜을 뿐인데... 7km나 되는 길을 언제 갈꼬??그래도 회장님 단풍을 보니 기분은 좋다시며 카메라에 백담계곡의 단풍을 배경으로 연신 샤트를 눌러된다.언제쯤 도착하냐는 전화 연락이다.앞으로 약4km,3km,2km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마지막 힘을 다해 구보로 가기로 하고 그 옛날 군생활을 기억하며 힘차게 구령을 붙여가며 뛰어가고 있으니 저만치서 반가운 얼굴이 보이고 있다.손오공님이랑 정병호씨가 베낭이라도 들어 줄려고 여기까지 마중을 나온것이다.순간 가슴에 뭉컬한 그 무엇이 쏟아 오름을 느꼈다.그 말한마디에 오늘의 피로는 사라지고 말았다.내가 새롬을 사랑하게 된 이유도 바로 이것이 아니었나 싶다.용대리에 도착하여 식당에 들러 간단히 저녁을 먹고 출발하려 하니 시계는 벌서 6시를 지나고 있다.설악산을 빠져 나오는 모든 길은 주차장을 방물케한다.아이고 부산에 도착하는건 팔자 소관이려니 생각하며 느긋해하려 하지만 마음은 자꾸만 불안하다.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길 바랐건만 그것은 나의 杞憂에 불과했다.자정을 훌쩍 지나 도착하니 피로감보다도 회원님들에 미안함이 앞선다.

 

 

 

이번 설악산 산행은 출발부터 시작하여 도착까지 우여곡절의 산행이었으며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몾할 산행으로 기억 되리라.하지만 또 하나의 교훈은 새롬인으로서 끈끈한 우정과 정이 넘쳐난 산행으로도 오래도록 기억 되는 산행이기도 하다.항상 새롬의 陰地에서 보이지 않게 묵묵히 도와 주시고 협조해 주신 회원님들 정말 고마웠읍니다.여러분 하나하나의 밀알이 새싹을 피워 훗날 반드시 풍성한 수확을 거두리라 생각합니다.다시 한번 설악산 무박 산행에 동행하신 회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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