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100選

영산 영취산(2017,9,17)

쉬어가는 여유 2017. 9. 18. 10:26

○산행 일시:2017년 9월 17일

산행코스:보덕사~신선봉~영취산~범봉(고깔봉)~구계리

 

朝夕으로 부는 바람은 피부에 차갑게만 느껴진다.

일기예보에 남해안은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예상된다기에 근교의 아기자기한 암릉을 갖춘 영산에 있는 영취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아침부터 간간히 이슬비가 내리고 산행 출발지점인 보덕사에 도착하니 비는 거쳤지만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고 운무가 빠르게 산허리를 지나고 있다.

보덕사 경내에서 시원한 약수 한잔으로 목을 축인 후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려니 출발부터가 가파른 오르막이다.

높은 습도에 벌서부터 된비알 같은 땀방울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보덕사부터 영취산 정성까지의 거리는 약 2.4킬로 미터지만 오르락내리락하는 암릉의 길에 바위엔 많은 물기를 머금고 있어 안전에 조심하며 천천히 발길을 내디뎌 본다.

숲길을 지나 넓은 너럭바위에 오르니 발아래엔 보덕사와 영산 읍내 그리고 저 멀리 낙동강과 남지까지 조망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름다운 비경을 시샘하듯 한 무리의 雲霧가 쏜살같이 다가와 암흑의 세계를 만들고 만다. 시원한 물 한잔에 목을 축이고 능선에 오르니 옥천골을 지나 화왕산과 관룡산도 간간히 비켜 지나는 구름 사이로 모습을 보인다. 능선 앞으로 펼쳐진 이어진 암릉에는 신선봉, 영취산, 범봉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줄지어 서서 어서 오라 손짓 한다.한봉우리 오르고 다시 내려갔다 오르기를 몇 번.... 드디어 영취산 정상이다.靈鷲山은 석가모니가 법화경을 설법한 고대 인도의 마가다국에 있던 산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는데 양산 통도사 , 여수, 함양 등 여러 곳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정상은 커다란 암릉의 가운데에 우뚝 쏟아 있으며 저만치 떨어져 있는 뾰족한 범봉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정상엔 오래 머물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다음 목적지인 범봉으로 다가가니 멀리서 보아도 오르는 길이 범상치 않다. 정상부 아래에 하얀 안전펜스가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온다. 한발 한발 다가가 힘차게 로프를 잡고 범봉 일명 고깔봉에 오르니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구계마을의 평화로운 시골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산길 능선에는 작은 움막과 붉은 테이프로 줄을 쳐서 이곳이 송이를 채취하는 곳임을 알리고 있다. 창녕의 옥천골 송이는 품질이 뛰어나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했을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오늘 걸었던 산행길은 등산객이 많지 않은 관계로 수풀이 우거져 있고 이슬비로 풀잎과 나뭇닢에 영롱한 물방울을 조롱조롱 메달고 있어 지나는 내내 청량한 石間水가 더러워진 몸을 씻어 주는 기분이었다. 구계마을에 도착하여 영산 택시를 불러 출발지점이었던 보덕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하루의 긴 여정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