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100選

거창 우두산.의상봉을 오르며

쉬어가는 여유 2019. 11. 1. 12:08

○코스:고견사 주차장~바리봉~장군봉~지남산~고견사 갈림길~의상봉~우두산~암봉~마장재 갈림길~삼각 출렁다리~고견사 주차장

 

푸르고 무성했던 나뭇잎은 어느덧 알록달록 곱게 물들어 한잎 두잎 떨어져 바람에 나뒹굴고 무성했던 가지는 앙상한 뼈대만 남기고 있다.

수많은 산봉우리에는 곱게 단풍 들어 군데군데 무리 지어 붉은 지붕의 촌락을 이루었고 가을 하늘은 끝없이 맑고 푸르러 눈이 시리다.

천년고찰 고견사를 품은 거창의 의상봉, 우두산은 오밀조밀한 암릉이 마치 수석 전시장처럼 펼쳐져 있으며 따스한 가을 햇살에 단풍잎은 곱게 곱게 五色으로 물들고 있다.

산을 오르다 힘들면 하늘 한번 쳐다 보고 고요한 산아래 마을 풍경을 바라다보면 어느새 힘든 것을 잊게 한다.

널따란 암릉의 바리봉에 오르니 아래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르게 부 더러운 여인처럼 넓고 평평한 게 마치 시골의 마당 같은 분위기이며 눈앞에 펼쳐진 거창 가조면의 넓은 평야가 한눈에 들어오고 이름 모를 산들이 줄줄이 이어져 뚜렷한 등고선을 만들고 있다.

바리봉을 지나 장군봉에 이르니 정상석은 보이지 않고 누군가가 커다란 바위 위에 작은 돌멩이에 장군봉이라 사인펜으로 글씨를 써서 올려놓아 이곳이 장군봉임을 알 수 있었다.

이제부터 지남산, 우두산으로 이어진 암봉은 정말 아름다운 수석 전시장처럼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온다.

절벽의 바위 끝에는 작은 틈새로 길게 뿌리를 내린 소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바위와 어우러져 더욱 멋스러운 소나무와 奇巖怪石 사이로 단풍이 곱게 물던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의상봉으로 오를 땐 마치 천국으로 향하는 것처럼 가파른 계단을 올라 의상봉에 이르니 가히 천하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지금까지 왔던 바리봉, 장군봉, 지남산, 그리고 가야 할 우두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으며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발아래에는 천년고찰 고견사가 자리하고 있다.

발길을 돌려 우두산으로 향한다. 오늘 산행의 主峯 우두산에서 잠시 긴 여정의 휴식을 취하고 이제 하산의 길로 접어든다. 하산은 마장재 방향으로 진행하다 암봉을 지나 우측으로 내려선 후 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아직 未開通의 삼각의 출렁다리가 계곡을 가로지르며 마치 불가사리가 발을 뻗은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산행의 끝자락에 비록 개통은 하지 않았지만 일자형이 아닌 특이한 삼각의 출렁다리를 보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그림자가 길어지고 골짜기를 비춘 햇살이 멀어질 때 출발지인 주차장에 도착하여 깊어 가는 마음속 깊이남을 가을여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