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100選

密陽 天皇山(사자봉) 하늘정원에 오르다

쉬어가는 여유 2020. 6. 8. 13:35

綠陰은 점점 짙어 가고 불어오는 바람은 후덥지근하기만 하다.

갑갑한 도시를 탈출하여 생명이 살아 꿈털대는 대자연으로 발길을 옮겨 본다.

깊고 깊은 계곡을 따라 이어진 金剛洞天은 장엄한 금강폭포의 물줄기로 인해 寒氣를 느끼게 하고 출렁이는 다리를 건너니 깎아지른 절벽 위에 작은 庵子"寒溪庵"이 작은 둥지처럼 자리잡고 있어 고요하고 적막하게 느껴진다.

찾는 이 없는 깊은 산중에 물소리 바람소리'지저귀는 새소리만 들려오고 寄居하는 修道僧 마음은 아마 더없이 넓고 道場은 넓은 바다와 같으리라.

계곡을 지나 본격적인 오르막을 오르니 계곡을 따라 불던 바람도 지쳤는지 따라오질 않고 귀찮은 산모기 앵앵거리는 소리만이 귓전에 메아리 친다.

다행히 가는 길에는 우거진 숲이 한낮의 뜨거워진 태양을 가려 무더위는 식혀주고 산새들 지저귐에 발걸음은 한결 가볍워 진다.

정상이 가까워지니 하늘은 더욱 푸르고 파란 하늘엔 한 점의 흰구름이 지친 나그네를 위로하듯 두둥실 흘러간다.

얼마 전 천황산 주변의 天上花園을 수(繡)놓았던 철쭉은 어느덧 모습 감추고 새파란 잎사귀가 대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오를 때마다 힘들지만 정상에 오르는 순간 모든 고통은 사라지고 말로 표현키 어러운 희열과 쾌감을 마음껏 느껴 본다.

천황재에서 지금까지 한번도 가보지 않은 眞佛庵 방향으로 접어드니 메마른 억새 사이로 새파란 새싹이 고개를 내밀며 가을이면 하얀 억새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재약산 절벽 아래 위치한 진불암에 도착하니 스님은 공양을 위해 出他하셨는지 법당은 문이 닫혀 있고 주인 없는 법당 밖에서 잠시 合掌 기도를 올려 본다.

가벼운 마음으로 얼마 전에 다녀왔던 玉流洞天의 멎드러 지고 웅장한 계곡을 따라 오늘 걸었던 길을 되짚어 보며 하산을 서두 런다.

본격적인 여름에 앞서 무더위 속에 떠난 천황산 산행길은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었기에 더욱 오래도록 기억 도는 산행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