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100選

구름속의 금정산을 가다

쉬어가는 여유 2020. 7. 20. 11:29

□언제:2020년 7월 19일

□어디로:호포역~암릉구간~고당봉~북문~원효봉~의상봉~동문~산성고개~산성마을~화명동

 

엊그제가 초복이었건만 예년에 비해 폭염은 아직 본격적으로 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장마기간이라 예년에 비해 비는 자주 내려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는 높기만 하다.

오늘도 일기예보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고 하기에 모처럼 비를 맞으며 雨中山行을 꿈꾸며 길을 나선다.

호포역에 도착하니 평소와는 달리 몇몇의 산우님만 보인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만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산행을 시작하여 약 30분이 지나니 빗방울이 나뭇잎을 토닥토닥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빗소리 스치는 바람소리 어디선가 들려 오는 뻐꾸기 울음소리를 들으며 크다란 너럭바위에 오르니 구름이 계곡을 따라 쏜살같이 정상으로 향한다.

비는 그쳤다 내리기를 반복하고 금정산은 에워싼 구름으로 마치 캄캄한 어둠의 터널을 지나 광명의 길을 찾는것 같은 느낌이다.

습기 가득 머금은 구름은 산 정상으로 흘러가다가 힘에 버거워 한줄기 물방울을 쏟아붓고 유유히 정상으로 향하고 미처 떨어지지 못한 물방울은 나뭇잎에 송골송골 매달려 수정처럼 영롱하게 반짝인다.

암릉을 지나 고당봉에 오르니 주말이면 人山人海로 발 디딜 틈이 없고 정상석에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건만 오늘은 오히려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여유롭게 정상에서 가득 낀 구름으로 조망은 없지만 모처럼 여유로움을 느껴본다.

금정산은 부산 시민의 심장과 같고 맑은 날 정상에 오르면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과 부산 앞바다 그리고 영남알프스의 거대한 山群도 조망되어 100대 명산에 선정된 명산이다.

북문 주변에는 금정산탐방지원센터가 있어 금정산을 찾는이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센터 옆에는 몇 해 전 고당봉 정상석이 벼락에 떨어진 것을 옮겨와 보관하고 있으며 지금의 정상석은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부산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원효봉, 의상봉 능선을 지나 동문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동문도 신비스럽게 구름 속에 희미하게 웅장한 모습을 감추고 있고 능선으로 연결된 성벽과 소나무 사이로 운무가 자욱히 깔려 있어 운치가 한결 더한다.

산성고개에서 산성마을로 접어드니 산성마을의 명물인 영소고기와 오리고기 굽는 냄새가 가랑비를 타고 흘러와 지나는 나그네의 마음을 흔들고 있지만 금방이라도 한줄기 굵은 빗방울을 떨어질것만 같아 서둘러 하산을 서두 런다.

예상했던 대로 집에 도착할즈음 하늘은 더욱 어두워지더니 쏴아하는 소리와 함께 지금껏 참았던 빗줄기가 쏟아진다.

오늘 하루 언제 찾아도 따스하게 반겨주는 금정산 곳곳에 내 작은 발자취를 남기며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