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자전차로 무척산을 가다

쉬어가는 여유 2021. 1. 11. 14:04

□언제:2021년 1월 10일
□어디로:화명~물금~원동~삼랑진~모은암 주차장~모은암~천지폭포~기도원~천지~신선봉~흔들바위~모은암 주차장~삼랑진~화명

매서운 북극 한파가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했다. 낙동강도 몇십 년 만에 얼어붙은걸 보니 이번 추위가 정말 매서운 것 같다.
중무장을 하고 낙동강을 따라 자전거로 무척산을 향해 달리니 차가움에 입김은 이내 안경에 맺혀 얼어 버린다.
평소 휴일에는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볐건만 추운 날씨 탓인지 화제, 가야진사 휴게소에는 몇몇 라이더 만이 보인다.
무척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산행을 하는 사람들로 벌서 주차장엔 차가 가득 차 있다.
한쪽 귀퉁이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몇몇 무리들과 산행을 시작한다.
가파른 돌계단길을 터벅터벅 올라 병풍처럼 바위에 둘러 쌓여 있는 모은암을 둘러본 후 통천문 사이를 지나 서로 다른 나뭇가지가 손을 잡은 듯 붙어 있는 부부소나무 連理枝 아래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산모퉁이를 돌아서니 장엄한 천지폭포의 빙벽이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눈부시게 위용을 뽐내고 있다.
계곡을 우렁차게 울리며 요란하게 떨어지던 폭포수가 강추위에 꽁꽁 얼어붙어 여러갈래의 힌수염처럼 멋진 빙벽을 만들어 놓았다. 남녘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에 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천지폭포를 지나 비탈길을 조금 오르면 산정에 물이 마르지 않는 天池와 기도원이 나온다.
천지는 꽁꽁 얼어 빙판으로 변해버렸으며 넓은 빙판에는 몇몇의 산우님들이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듯 얼음 위에서 뒹굴며 깔깔 웃으며 노니는 모습이 한 폭의 동화를 보는 듯하다.
아! 얼마 만에 얼음 위를 걸어 보는 것인지 기억이 까마득하다. 나도 잠시 얼음 위에 앉아 지난날을 回想해 본다.
어릴 적 고향 저수지는 겨울이면 항상 꽁꽁 얼어 손수 만든 스케이트도 타고 팽이치기도 하며 꽁꽁 언 손을 호호 불며 놀던 기억이 새록새록 한데 언제부터인지 겨울이 와도 옛날처럼 춥지 않고 강물도 잘 얼지 않는 이상기후 날씨가 계속된 것 같다.
천지를 나와 정상으로 향하는 응달에는 殘雪이 쌓여 있어 생각지도 않았는데 올해 처음으로 눈을 밟아 보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정상석이 우뚝 솟은 신선봉에 올라서니 조금 전 자전거로 왔던 낙동강 자전거길과 가야진사의 건물 그리고 얼어버린 강물 위로 햇살이 비쳐 반짝이는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정상석에서 인증샷 한 장을 남기고 서둘러 흔들바위를 지나 하산을 한다.
차로 쉽게 와서 산행을 할 수 있었지만 추위와 나 자신과 싸우며 자전거로 떠난 무척산 산행은 나에게 또 다른 용기와 희망을 안겨준 산행으로 기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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