還甲宴 (환갑연)--金炳淵--
환갑 잔치에서
彼坐老人不似人(피좌노인불사인)
저쪽에 앉은 노인은 사람 같지가 않고
疑是天上降眞仙(의시천상강진선)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인듯 하네요
其中七子皆爲盜(기중칠자개위도)
슬하의 일곱 아들은 모두 도둑이로세
偸得碧桃獻壽筵(투득벽도헌수연)
선경의 복숭아를 훔쳐 환갑 잔치에 올렸으니...
※彼坐:저쪽에 앉은 ※不似:닮지 아니함.같지 아니함
※疑:의심하다.헷갈리다.괴이하게 여기다 ※疑是:여기 있는게 의아하다.
※降眞:향(香)의 하나 ※其中:그 가운데.그 중 ※皆爲盜:모두 도둑이다
※偸得:훔쳐서 얻은 것 ※碧桃:선경에 있는 전설상의 복숭아
※獻壽筵:환갑잔치 같은때 잔에 술을 부어 드림
☆환갑 잔치에서 아들이 시를 지어 달라 하여 지은 시인데 김삿갓 다운 시로 첫 구절을 읊으니 자식들이 화를 내다가 둘째 구절을 읊으니 모두 좋아 하고 다시 세째 구절을 읊으니 다시 화를 내고 넷째 구절을 읊으니 모두 좋아 하겠구나.
■金炳淵(1807~1863)
朝鮮 後期 詩人으로 本貫은 安東이며 字는 性深, 號는 난고(蘭皐)이다. 俗稱 김삿갓 혹은 김립(金笠)이라고도 부른다. 父는 金安根이며 京畿道 양주에서 出生하였다.
1811년 洪景來의 亂 때 宣川府使로 있던 祖父 金益淳이 홍경래에게 降伏하였기 때문에 緣坐制에 의해 집안이 亡하였다. 당시 6세였던 그는 하인 金聖洙의 구원을 받아 형 炳河와 함께 黃海道 谷山으로 避身하여 숨어 지냈다. 後에 赦免을 받고 科擧에 應試하여 김익순의 行爲를 批判하는 內容으로 答을 적어 及第하였다.
그러나 김익순이 自身의 祖父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벼슬을 버리고 20세 무렵부터 放浪生活을 시작하였다. 그는 스스로 하늘을 볼 수 없는 罪人이라 생각하고 항상 큰 삿갓을 쓰고 다녀 김삿갓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全國을 放浪하면서 各地에 卽興詩를 남겼는데 그 詩 중에는 權力者와 富者를 풍자하고 조롱한 것이 많아 民衆詩人으로도 불린다.
아들 익균(翼均)이 여러 차례 歸家를 권유했으나 계속 방랑하다가 全羅道 동복(同福:전남 화순)에서 客死하였다. 遺骸는 寧越郡 太白山 기슭에 있으며, 1978년 그의 後孫들이 光州 무등산에 詩碑를 세우고, 1987년에는 영월에 詩碑가 세워졌다. 作品으로 《김립시집(金笠詩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