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題 --金時習--
石泉凍合竹扉關 (석천동합죽비관)
바위틈 샘물도 얼고 대 사립문도 잠겼는데
剩得心閑事事閑 (잉득심한사사한)
마음의 한가함 얻으니 모든 일이 한가롭네
簷影入窓初出定 (첨영입창초출정)
처마 그림자 창으로 들 때 선정을 끝내고 나서니
時聞霽雪落松閒 (시문제설락송한)
가끔씩 눈 녹아 소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소리 들리네
※石泉:돌샘 ※凍合:물이 얼어붙음 ※竹扉:대 사립문 ※關:닫다
※剩得:남아 돌다 ※心閑:마음이 한가롭다.※事事:모든 일
※簷:처마 ※出定:선정으로 부터 나오는 것
※時:때.기한 ※霽:비가 그치다 ※閒:한가하다.사이
※비록 제목은 붙이지 않았지만 강추위속에 집안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며 참선을 하다 보니 어느새 창문 사이로 저녁 그림자가 드리우고 창밖의 소나무에 쌓였던 눈이 녹으며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여유로운 하루를 보낸듯 하다.
□金時習(1435~1493)
本貫은 江陵이요. 字는 열경(悅卿)이며 號는 梅月堂·淸寒子·東峰·碧山淸隱·췌세옹(贅世翁), 法號는 설잠(雪岑)이다 서울 出生으로 生六臣의 한 사람이다.
先代는 太宗武烈王의 後孫인 金周元이며 비조(鼻祖)는 高麗時代 시중을 지낸 연(淵)·태현(台鉉)로 傳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 전해진 것으로 『梅月堂集』의 世系圖에 依하면 김인존(金仁存)으로 보인다.
曾祖父 金允柱는 安州牧使이고, 祖父 김겸간(金謙侃)은 오위부장(五衛部將)을 지냈으며 父 金日省은 음보(蔭補)로 충순위(忠順衛)를 지냈으며, 그의 어머니는 蔚珍 선사 장씨(仙槎張氏)이다.
著書로는 梅月堂集, 金鰲神話, 만복사저포기, 취유부벽정기, 탕유관서록, 탕유관동록, 탕유호남록, 유금오록, 동일록, 신귀설, 태극설, 천형, 애민의, 산행즉사, 위천어조도, 도중, 등루, 소양정, 하처추심호, 고목, 사청사우, 독목교, 유객, 고금제왕국가흥망론, 위치필법삼대론이 전해지고 있다.
端宗이 復位된 1707년(숙종 33)에 司憲府 집의(執議)에 追贈되었고, 1782년(정조 6)에는 吏曹判書에 追贈되었으며 1784년(정조 8)에는 청간(淸簡)이란 諡號가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