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22년 10월 30일
♧어디로:용주사~지프네계곡~화엄늪~천성산 원효봉~은수 고개~천성산 2봉~짚북재~성불암~내원사 매표소~내원사 입구
시월의 마지막 일요일, 가을색은 점점 찓어만 가고 뜨거운 여름 왕성한 활동으로 수액을 머금은 잎사귀는 가을이 저물어 감에 수액을 조금씩 토해내고 맑고 고운 빛깔로 변해가다 이제 힘에 부쳐 그 잎 마저 하나둘씩 떨구고 있다.
산길에 소복이 쌓인 낙엽이 쓸쓸함마저 느끼게 하지만 그래도 가을이 주는 아름다운 단풍으로 위안을 삼아 본다.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이슬처럼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천성산 넓은 화엄늪은 신비스럽게 운무에 휩싸여 은빛 물결 출렁이는 억새의 향연을 감추고 있다.
산 능선을 넘나드는 강한 갈바람의 노랫소리 울려 퍼지는 천성산 화엄 늪에는 마치 원효대사의 설법 소리가 귓가에 메아리치듯 억새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려온다.
천성산 제1봉 원효봉으로 향하는 길은 옛 군사 시설을 철거하고 지금 한참 지뢰제거 작업을 하고 있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잠시 망설이다 몇몇의 산우님들이 우회하여 가고 있기에 나도 모르게 발길을 따라 나서 본다.
정상으로 향하다 보니 잠시 운무가 춤을 추듯 사라졌다 또다시 캄캄한 어둠의 세상이 되곤 한다.
정상의 세찬 바람과 운무로 조망은 없어지고 간간이 보이는 주변 풍경에 만족하며 발길을 돌린다.
주봉 원효봉에서 천성산 2봉으로 가는 능선을 따라 은수 고개에서 잠시 지친 몸을 쉬어 본다.
가을빛 곱게 물들어 가고 조용한 山寺에는 적막감이 묻어 난다.
소리 없이 찾아왔다 소리 없이 지나가는 가을 향취를 느끼며 저무는 시월을 차분히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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