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23년 9월 24일
낮의 길이는 하루 한 뼘씩 줄어 짧아지고 하늘은 하루하루 점점 높아가며 가을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지척에 있는 일명 영남알프스 일천미터의 고봉 가지산, 운문산, 문복산, 고헌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을 완등을 목표로 5월 1일 첫 등정을 시작하여 약 5개월 만에 문복산을 제외한 8봉을 오늘 운문산을 마지막으로 목표했던 것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5월의 쌀쌀했던 날씨와 8월의 뜨거웠던 날들 선선한 가을바람이 반겨 주었던 9월의 청명했던 가을하늘 등 짧았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지난날 무심코 수없이 올랐던 영알의 山群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오르니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울주군에서 3만 명의 완등자에게는 메달과 인증서를 준다 하여 시작했는데 5월 말경 벌서 3만 명이 완등을 이루었다니 정말 놀랄만한 일이다.
하지만 메달보다 소중한 내가 목표했던 것을 이루었다는 게 훨씬 뜻깊은 일이기에 난 매우 만족감을 느낀다.
예순을 훌쩍 넘기고 새롭게 도전하며 건강한 육체와 건강한 정신을 가질 수 있어 이번 완등은 나에게 또 다른 출발점으로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운문산 산행의 출발점은 남명마을 공터에서 시작하여 마을 안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유명한 얼음골 사과가 주렁주렁 가지에 매달려 가을 햇볕을 받으며 붉게 익어 가고 있다.
마을을 벗어나 이내 숲길로 접어들어 산길을 따라 오르니 일가족이 주변에 떨어진 알밤을 주우며 산행을 즐기고 있다.
지난주 내린 많은 비로 계곡의 물소리는 요란하게 들려오고 숲 사이로 부는 바람은 완연한 가을 향기를 품고 있다.
가지산과 운문산으로 갈리는 아랫재에서 잠시 휴식한 후 운문산을 향해 점점 경사가 심해지는 산길을 오르니 바람은 선선하건만 이마와 들줄기에는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하지만 사방이 확 트인 공간에 이르면 이내 힘든 순간을 잊게 한다.
높은 가을하늘 사이로 흰구름이 유영을 하고 거대한 산군이 눈앞에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등로에는 쑥부쟁이, 구절초 그리고 이름 모를 야생화가 활짝 피어 가을바람에 한들한들 춤을 춘다.
더디어 이번 산행의 마지막 종착지인 해발 1,188미터의 운문산 정상이다.
발아래 펼쳐진 얼음골의 광활한 사과밭과 골짜기 건너 천황산과 재약산 그리고 영알의 최고봉 가지산과 신불산 영축산이 서로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널어선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난다.
정상석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등록을 누르니 이내 완등을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뜬다.
순간 뿌듯함이 밀려오며 지금까지 올랐던 산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정상에서 완등을 축하하며 맛난 점심을 먹고 발길을 돌리며 내년에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길 바라며 영남알프스 8봉의 완등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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