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密陽 雲門山 에서

쉬어가는 여유 2009. 9. 11. 14:17

 

▶일시:2009년8월30일◀

소재시: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산행코스:석골사=>억산 삼거리=>상운계곡=>정구지바위=>돌탑군=>상운암=>운문산정상=>암릉구간

             =>딱밭재=>석골사

 

여름도 저물어가는 8월의 마지막 일요일

여느때와 다름없이 베낭을 매고 현관문을 나선다

그런데 왠지 발걸음은 무겁기만하다 왜일까?머리는 복잡하다

지난주 응봉산 산행때 마신 살짝 언 막걸리가 생각나서 막걸리 한 병을 사서  건널목에 서 있으니

김 감사님이 신호등을 건너고 있다

어디 가냐고 물으니 얼음을 사러 간단다

역시 지난 산행때 시원한 막걸리가 생각나서란다

지난주 산행때 무더운 날씨임에도 산행 중간중간 마신 시원한 생탁의 맛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구나

여름이라 그런지 오늘도 회원이 많이 없구나

계속되는 적자운행이 걱정이다

무더운 여름이라 계곡산행을 위해 가까운 산행을 선택 했었건만 ...

약1시간만에 차는 밀양 산내면의 석골사 입구에 다다랐다

간단히 인원만 점검하고 출발한다

산행 시간은 대략 5시간이 조금 넘을것이라 생각하고선 서서히 발길을 옮겨본다

 

 

 ☞운문산 안내도

 

출발은 석골사를 지나 억산 갈림길을 지나 상운계곡으로 초입을 잡았다

서서히 걷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발걸음은 무겁기만하다

앞만 보며 가다보니 벌서 정구지 바위다

정구지 바위의 정확한 뜻은 모르겠지만 누군가 힌색 페인트로 정구지바위라고

작은 글씨로 표시를 해놓았다

혹 경상도 사투리인 정구지 즉 부추를 말하는건 아닌지!

정구지 바위 뒤편에서 지나온 길을 되짚어보니 경치는 정말 좋구나

상운계곡을 쳐다보니 힘들었던 순간들이 사라진다

 

 

 

 ☞정구지 바위

 

잠시의 휴식으로 체력을 충전하고 자연을 벗삼아 또다시 발길을 옮겨본다

불어오는 계곡의 바람이 살갖에 닿는것이 한결 시원해 졌음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구나

계곡을 벗어 나면서 부터는 급격한 오르막이다

로프에 한 손을 잡고 천천히 오르다보니 앞엔 어느새 돌탑 군락이 나타난다

어느 누가 간절한 소원을 담아 쌓았는지 모르겠지만 지나는 길손에겐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과 소원을 빌어 볼 수 있게 한 아주 고마운 장소구나

울산에서 오신 산우님 왈

술 배달꾼은 아직 왜 안오는거야 라며 투덜댄다 ㅎㅎ 우리 일행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서 먹을려고 막걸리를 한병 가지고 왔었건만...

벌서 고놈의 술은 저 아래 계곡에서 나누어 먹고 지금은 속에서 벌서 초가 되지 않았나 싶구나 ㅋㅋ

 

 

 

☞상운암 아래에 있는 돌탑군

 

여기서 상운암까지 거리는 얼마 안남았는데 오늘 산행중 제일 힘던 구간인것 같다

모두가 말이 없어 지는걸 보니...

가다 길옆 넓은 바위에서 또 한번 쉬기로한다

김선배님이 배하나를 깍아서 7~8명에게 한조각씩 나누어 준다

시원한 배즙이 목구멍을 넘어 가니 모든 갈증이 해소 되는구나

작은 음식이지만 여러 사람에게 갈증 해소는 물론이요 행복을 듬뿍 전해준 배하나에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구나

옛말에 콩 한조각도 십여명이 나누어 먹는다는 말처럼....

배 한조각에 힘을 얻어 발걸음은 한결 가볍고... 어디선가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고개를 들어보니 상운암이다

휴~~~긴 한숨을 내뿜고 베낭을 내려본다

상운암 입구의 샘에서 물 한잔을 들이키니 오장육부가 시원하구나

약1,000mm의 고지에서 맛보는 이 물 맛 정말 이것이 진정한 감로수가 아닐런지...

비록 절이라곤 하지만 너무나 초라한 모습의 상운암

슬레이트 지붕에 단촐하고 작은 법당과 관음전 그리고 요사채뿐이건만 모두 두손 모아 합장하는 모습은 정말

어느 큰절에서 올리는 불공보다 경건하고 아름답구나

 

 

 

 ☞상운암 법당 모습

 

경내의 앞 마당에는 스님께서 손수 여러가지 채소를 심어 놓았는데 이것이 진정 무공해

식물이 아나겠는가

불교에선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했거널

그래서 인지 스님께선 직접 밭을 일구고 자기 몸을 희생하며 진정한 수도승이 되어 가는지도

모르겠구나

앞마당 끝에서 저멀리 억산과 발아래 석골사의 상운계곡과 겹겹이 겹쳐진 산허리를

바라보니 밟고온 길들이 한순간 뇌리를 스쳐 지나는구나

비록 웅장하고 화려한 대웅전은 없었지만 우리에게 하나의 구도자가 되어 준

관음보살을 모시고 이곳 운문산 정상아래 이렇게 조그맣고 앙증맞은 암자에서

다시 한번 합장하고 소원을 빌어본다

 

 

 

 

 상운암 앞마당의 바위 꼭 대한민국의 지도 모습과 흡사하구나

 

상운암 텃밭에서 바라본 앞마당의 바위 모습이 그 무엇과 많이 닮은 모습이구나

꼭 대한민국의 지도를 보는것 같다

태백산맥의 웅장함과 서해안의 넓은 갯벌의 모습이...전형적인 동고서저형의 대한민국

전도와 너무나 흡사하네

오래 머물 수 없음에 아쉬워하고 일주문을 나서 정상으로 발길을 재촉해본다

정상까지는 약500mm 한20분 정도면 되지 싶구나 점심은 정상에서 먹기로 하고

숨가쁘게 또다시 발길을 옮긴다

드디어 해발 1188mm가 선명하고 아름다운 돌에 雲門山이라고 새겨진 정상석이 우릴 반겨주는구나

운문산 한자로는 구름의 문이란 말인가?

정상에 오르니 순간적으로 구름의 향연이 시작되고 있다

갑자기 앞산이 사라지고 숨가쁘게 움직이는 구름이 장관이로다 이일을 어찌할꼬

저앞의 천황산이랑  가지산 억산등 영남 알프스의 준령들을 볼 수 없다 생각하니

갑자기 허무함이 밀려오는구나

그리고 간간히 빗방울까지...

조망은 조금뒤에 하기로 하고 우선 기념 사진부터 한컷 찰깍  하고선...

 

 

 

☞운문산 정상석에서

 

정상석 아래 넓은 공터에 빙 둘러 앉아 맛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언제나 처럼 제일 행복한 순간이 바로 이 순간이 아닐까

박대장 친구분은 산중에서 비빔국수로 오늘 최고의 요리 솜씨를 뽐내고

 (산에서 국시 물라카머 끊일때 식초를 살짝 넣는다고 했는감???)

감사님 사모님은 온산에 있는 짐승들에게 자극을 주려는지 참기름 냄새가

운문산을 진동하게 하고 여기에 라면국물에 최이사님의 꽁꽁 언 소주 한잔까지...

아!내가 바로 신선이로고

산해진미에 맑은 공기에  피부에 외 닿는 시원한 바람에 무엇이 부러울꼬

 여름 무더위에 지쳐 복잡했던 머리속에 시원한 산바람과 맑은 공기로 인해

투명한 유리가 된것 같구나

이래서 오늘도 땀흘리며 이렇게 산을 찿는지도 모르겠구나

 

 

  

☞정상에서 바라본 남명리의 모습(구름속엔 천황봉이 희미하게 보이고)

 

하산길은 암릉구간으로 해서 딱밭재로 하기로한다

하산길 오른쪽은 청도군이고 왼쪽은 밀양시 산내면이다

행정구역상 밀양과 청도로 나뉘어 짐으로 우리가 운문산을 부를때 흔히들 청도 또는 밀양

운문산이라고 표시하게된다

암릉구간에서 청도쪽으로 바라보니 운문사가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오며 까마득히 운문댐도

손짖하는구나

가까이 있기에 더욱 가보기 힘던 산이 바로 근교에 있는 산이 아닌가 싶다

오를땐 그리도 힘들게 올라온 길

내려갈땐 천천히 자연을 즐기며 아름다운 풍광을 하나라도 카메라속과 내마음속에 담고 싶은

마음뿐이건만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항상 마음은 느긋하게 하고 싶은데 무엇에 쫒기듯이 왜이리 바삐 움직일꼬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를 되새기며 하산하는 길은 아름답기만 하구나

 

 

  ☞희미하게 보이는것이 청도 운문사

여름의 끝자락 8월의 마지막 산행도 이제 막을 내린다

어느 여름보다도 잦은 비에 많은 량의 비로 인해 산과 계곡에는 맑은 물이 많았던

올 여름 이제 여름 산행도 그의 막바지가 아닌가 싶다

석골사의 깊은 계곡의 맑은 물속에 오늘 하루 지친 내 육신을 던져본다

아!이 상쾌함

기분 짱이다 ㅎㅎ

이렇게 시원한 알탕과 함께 오늘 산행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