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100選

창원 대암산에서 정병산으로(2017.11.12)

쉬어가는 여유 2017. 11. 13. 10:59

□산행일시:2017년11월12일

□산행코스:대방천진입로~약수터~용지봉사거리~대암산~장군바위~남선재(개월촌)~비음산~진례산성 동문~노티재갈림길~내정병봉~수리봉(鷲峰)~정병산~촛대봉~용정사~동읍창덕중학교

朝夕으로 기온은 뚝 떨어지고 낮엔 아직도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 진다.

절기는 "立冬"을 지났지만 산 허리는 아직도 알록달록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고 정상부에는 낙엽 되어 소복히 쌓여 있어 수많은 산객의 발길에 짖밟혀 먼지처럼 풀풀 바람에 날리고 있다.

창원과 김해를 가로 지르는 대암산,비음산,정병산으로 이어진 능선길은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온산을 붉게 물들이는 대표적 산이다.하지만 가을산행은 봄 산행에서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묘미가 있어 오늘 동쪽 대방동에서 서쪽 끝인 동읍까지 한걸음 한걸음 걸어 보기로 한다,오랜 가뭄탓인지 대방천 계곡엔 물 한방울 보이지 않고 지나는 약수터 또한 오랫 동안 물줄기를 말려 놓고 있다.모진 가뭄에도 지나는 곳곳엔 때아닌 철쭉이 살포시 고개 내밀고 지나는 길손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용지봉사거리에 다다르니 몇몇의 산님이 가쁜 숨울 몰아 쉬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그들과 합류하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잠시 휴식후 나무계단을 오른다.하늘색은 더욱 푸르고 좌우로 펼쳐진 김해와 창원의 시가지가 발아래 펼쳐진 모습이 참 아름답다.

창원은 지리상으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져 있어 레이더에 쉽게 포착 되지 않아 방위산업의 공업도시로 선정되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말 사방이 병풍처럼 산으로 이루어 져 있다.동으로는 김해의 넓은 들과 밀양 방향의 낙동강까지 조망되니 능선 종주의 참 맛을 느끼게 한다.

대암산 정상을 지나니 웅장한 장군바위가 위풍당당 우뚝 쏫아 창원 을 지켜 주는것만 같다.이곳부터는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한다.한참을 오르다 보니 저만치 팻말이 보인다.진례산성을 알리는 팼말이다.진례산성은 신라시대때 축성 되었으며 그 둘레만도 약4km에 이른다고 한다.하지만 지금은 그 흔적만이 이곳이 성터였음을 말하고 있다.팻말을 지나 봄이면 활짝 피었을 철쭉터널을 가로 지르니 넓은 마당같은 곳에 정자가 있고 한쪽 귀퉁이에 앙증맞은 비음산 정상석이 있다.정자에는 수 많은 사람이 모여 잠시 휴식을 취하며 수다 삼매경에 빠져 있고 한쪽에선 거친 숨소리를 몰아 쉬며 한무리의 산객이 도착하고 있다.잠시 인증샸을 남기고 저멀리 손짖하는 정병산을 바라본 후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진례산성 동문으로 향하니 야자껍질로 만던 카펫같은 것이 길바닥에 예쁘게 깔려 있다.산행때 좀종 보는것이지만 참 좋은 아이디어다.육산에는 사람이 다닌곳에는 풀 한포기 나지 않을 정도로 훼손되어 많은 비가 오면 흙이 씻겨 내려가 마치 도랑처럼 변하는데 이렇게 흙을 덮어 놓으니 거니는 사람도 편안하고 자연도 보호되니 이야 말로 일석이조가 아닌가 싶다.동문을 지나 내정병산으로 오르는 길은 산성이 흔적만 남아 있고 떨어진 낙엽이 쌓여 한발 내디딜때마다 바스락 소리와 함께 동행하기를 청하는것 같다.한적한 능선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내정병산의 웅장한 바위가 나타난다.내정병산은 일명 內鳳林山으로도 불리우며 현재 경남도청과 창원대학교가 있는 곳이 봉림동으로 불리는걸 보면 이곳이 봉황이 숲을 이루고 있는 吉地인지도 모르겠다.전망바위 끝에 서서 창원중앙역과 경남도청,창원대학교 그리고 창원공단지역이 마치 바둑판처럼 잘 정리된 모습이다.잠깐의 휴식후 다시 길을 재촉하다 보니 저만치 하늘로 오르는 철계단이 앞을 가로 막고 있다.

철계단이 끝나는 곳이 수리봉 즉 鷲峰이다.만약 철계단이 없었다면 아득한 바위끝에 한마리의 독수리가 앉아 지친 날개를 쉬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젠 오늘의 최고봉 정병산이 점점 가까워 지고 있다.바윗길과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니 정자가 나타나고 그 뒤로웅장한 바위위에 정병산이란 글자가 선명한 정상석이 수많은 사람의 손자욱을 남기고 반짝이며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다.사방을 둘러보고 저멀리 내고향 초동의 덕대산과 주남저수지 건너편의 천주산과 마산의 진산 무학산이 한눈에 조망되고 잠시 왔던길을 되돌아 보니 장대한 길을 걸어와 목표를 이루었다는 뿌듯한 성취감이 밀려 온다.

정상에는 오래 머물 수 없다는 작은 진리를 생각하며 오늘은 지금껏 차를 타고 다니며 궁금해 했던 동읍 방향으로 하산 하기로 하고 발길을 옮긴다.사실 동읍에서 산행을 하고 싶었지만 산행기점이 항상 궁금 했었는데 오늘은 산행종점으로 선택하고 하산하니 바로 앞의 웅장한 바위가 촛대봉이다.촛대봉은 정상석 대신 조그만 돌탑에 사각의 나무 기둥에 촛대봉이라 붓글씨로 쓴후 작은 돌을 받혀 세워 놓았다.물한모금으로 잠시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정병산과의 작별을 고하고 발길을 돌린다.지금부터 동읍 창덕중학교 까지는 내리막 길뿐이다.촛대봉 아래엔 크다란 돌탑군락이 있으며 한적한 숲길을 걷다 보니 동읍 용정사 정문앞이다.용정사 앞 길가에 정병산 안내판이 서 있으며 남해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니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동읍운동장과 창덕중학교가 나타 난다.

가을 끝자락에 떠난 창원의 진산을 종주 했다는 뿌듯함을 가슴에 담고 부산으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