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18년7월22일
대서(大暑)를 하루 앞두고 연일 기온은 펄펄 끊는 가마솥처럼 대지를 달구고 있다.
인간의 체온 보다 높은 온도가 전국을 뒤덥고 움직이기만 해도 땀방울이 줄줄 흘리 내리는 날씨 속에 밀양의 북암산을 오른다.
출발지점인 가인저수지 제방(堤防) 아래에 있는 인골산장을 지나 좌측의 산끝머리에 나란히 있는 묘지 옆으로 오르니 이정표에는 북암산 2.1km 문바위3.1km 억산 5.8km 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여기부터 오름길의 연속이다 꼬불꼬불 갈지자형의 길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를 반복하며 연신 쏟아지는 땀방울을 수건으로 훔치며 오르니 이미 온몸은 빗물에 젖은 새암쥐 마냥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첫 능선에 오르니 묘지가 나타난다.묘지위 평평한 사면에서 베낭을 내려 놓고 쉼 호흡으로 거칠어진 숨결을 고른다.
잠시의 휴식을 위안 삼고 다시 발길을 옮기니 오히려 발걸음은 더욱 무겁기만 하다.
머리속엔 오만 생각이 스쳐 간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건만 이렇게 무덥고 힘던 산행을 왜 하는 걸까!! 스스로 반문도 해보고 지난 세월 행복했던일,슬펐던 일,아름다운 추억의 순간들,짧은 시간 지난 세월의 순간순간을 떠 올려 보며 잠시나마 힘던걸 잊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 보니 저만치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바위에서 잠시 쉬어야 겠다는 마음을 먹는 순간 눈앞에는 깍아지런 경사로에 쇠파이프에 로프를 메어 놓은 게 보인다.
두 팔로 힘껏 줄을 당겨 경사로를 올라 바위에 오르니 지금껏 보지 못했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 진다.
출발때 보지 못했던 가인 저수지와 얼음골의 광활한 사과 과수원 등 평온한 시골 풍경이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바람마져 간간히 불어와 지친 몸을 위로해 주고 힘없어 울어 주던 매미 소리도 이젠 정겨운 음률처럼 바람을 타고 흘러 온다.
잠시의 꿀맛 같은 휴식후 다시 발길을 옮겨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걸으니 저만치 작은 돌탑이 보인다.
돌탑과 나란히 서 있는 표지석에 북암산이라 적혀 있다.
휴~~! 긴 한숨을 내쉬고 사방을 둘러 보니 숲으로 꽉 막혀 있다.
조망은 없다. 하지만 이곳은 북암산 정상이다 북압산은 마을의 북쪽에 크다란 바위가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 이란다.
북암산을 지나면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 같은 문바위가 있고 문바위를 지나면 수리봉,억산,운문산의 운문지맥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문바위로 오르다 탁 트인 바위 전망대에 오르니 운문산 천황산 능동산 그리고 구만산 방향이 훤이 조망 된다.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아!정말 아름답고 거대한 산이다 입에서 절로 감탄사가 흘러 나온다.
잠시 휴식후 문바위로 오르다 문바위 조금 미치지 못한 곳에서 가인계곡으로 하산 한다.
하산길은 만만치가 않다.경사로는 급하고 작은 알맹이의 돌들이 많아 미끄러워 조심하지 않으면 쉽게 미끄러 지고 말것 같다.
한참을 오다 보니 작은 물소리가 들려 온다 억산에서 내려 오는 길과 만나는 합수점이다.
얼마전의 장마비로 그래도 계곡은 어느정도 계곡의 참 모습을 갖추고 있다.
거울처럼 투명한 물속에 옷을 입은체로 풍덩 빠져 본다.
뼈속을 파고드는 시원함에 지금까지 힘들었던 순간이 한 순간 사라진다.
뜨거웠던 열기도 가인계곡의 시원함에 백기 투항하고 말았다.
여름 산행의 묘미인 물놀이 三昧境에 푹 빠져 본다.
긴 휴식을 마무리 하고 이제 또 다시 뜨겁게 달구어진 대지로 발길을 옮기니 벌서 부터 등줄기로 땀방울이 타고 내린다.
한여름의 뜨거움을 북암산과 가인계곡에서 잠시 동안 잊고 새로운 한 주의 출발을 위해 일요일의 여정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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