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아름다운 詩

夜思何(黃眞伊)

쉬어가는 여유 2019. 10. 18. 21:25


夜思何(야사하) 黃眞伊


蕭寥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소슬한 달밤이면 그대 무슨 생각 하오신지요

寢宵轉輾夢似樣(침소전전몽사양)

뒤척이며 잠못드는 밤 꿈인듯 생시인듯

問君有時錄忘言(문군유시록망언)

님이시여 때로는 제가 드린 말도 적어 보시는지요.

此世緣分果信良(차세연분과신량)

이승에서 맺은 인연 밎어도 좋을지요

悠悠憶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멀리 계신 그대 향한 그리움 끝없어도 모자란듯

日日念我幾許量(일일염아기허량)

하루하루 이몸을 그리워는 하시나요

忙中要顧煩或喜(망중요고번혹희)

바쁜 중 돌이켜 새각함은 괴로움일까 즐거움일까

喧喧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참새처럼 지저귀어도 제게 향한 情은 여전하신지요



大提學을 지낸 蘇世讓과 한달간 동숙하고 헤어진 뒤

황진이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남자 소세양을 그리며 애타는 마음을

글로 적어서 몸종 동선이를 시켜 한양에 있는 소세양에게 전했다는 황진이의 편지다

살면서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사랑을 누구나 간직하고 싶을 것이다.

시대를 뛰어 넘어 애절한 사랑의 흔적이 묻어 있는 글을 여기 옮겨 본다









■黃眞伊


본명은 황진(), 일명 진랑(). 기명()은 명월(). 개성() 출신. 확실한 생존연대는 미상이다. 중종 때의 사람이며 비교적 단명하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황진이의 출생에 관하여는 황진사()의 서녀()로 태어났다고도 하고, 맹인의 딸이었다고도 전하는데, 황진사의 서녀로 다룬 기록이 숫자적으로는 우세하지만 기생의 신분이라는 점에서 맹인의 딸로 태어났다는 설이 오히려 유력시되고 있다.

황진이가 기생이 된 동기는 15세경에 이웃 총각이 혼자 황진이를 연모하다 병으로 죽자 서둘러서 기계()에 투신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여부는 알 수가 없다. 용모가 출중하며 뛰어난 총명과 민감한 예술적 재능을 갖추어 그에 대한 일화가 많이 전하고 있다.

또한, 미모와 가창 뿐만 아니라 서사()에도 정통하고 시가에도 능하였다. 당대의 석학 서경덕()을 사숙(: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으나 마음속으로 그 사람을 본받아서 도나 학문을 닦음)하여 거문고와 주효()를 가지고 그의 정사를 자주 방문하여 당시()를 정공(: 정교하게 공작함)하였다고 한다.

황진이는 자존심도 강하여 당시 10년 동안 수도에 정진하여 생불()이라 불리던 천마산지족암의 지족선사()를 유혹하여 파계시키기도 하였다. 당대의 대학자 서경덕을 유혹하려 하였으나 실패한 뒤에 사제관계를 맺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박연폭포()·서경덕·황진이를 송도삼절()이라 하였다고 한다.

황진이가 지은 한시에는 「박연()」·「영반월()」·「등만월대회고(滿)」·「여소양곡()」 등이 전하고 있다. 시조 작품으로는 6수가 전한다.

이 중에 「청산리 벽계수야」·「동짓달 기나긴 밤을」·「내언제 신이없어」·「산은 옛산이로되」·「어져 내일이여」의 5수는 진본() 『청구영언』과 『해동가요』의 각 이본들을 비롯하여 후대의 많은 시조집에 전하고 있다.

「청산은 내뜻이요」는 황진이의 작품이라 하고 있다. 그러나『근화악부(槿)』와 『대동풍아()』의 두 가집에만 전하며, 작가도 『근화악부』에는 무명씨로 되어 있고, 『대동풍아』에서만 황진이로 되어 있다. 그리고 두 가집에 전하는 내용이 완전 일치하지도 않는다.

특히 초장은 『근화악부』에서 “내 정은 청산이요 님의 정은 녹수로다.”라 되어 있다. 『대동풍아』에서는 “청산은 내뜻이요 녹수는 님의 정”이라고 바뀌어 그 맛이 훨씬 달라졌다. 『대동풍아』는 1908년에 편집된 책이고 작가의 표기도 정확성이 별로 없는 가집이라는 점에서 그 기록이 의문시되고 있다.

황진이의 작품은 주로 연석()이나 풍류장()에서 지어졌다. 그리고 기생의 작품이라는 제약 때문에 후세에 많이 전해지지 못하고 인멸(: 자취도 없이 모두 없어짐)된 것이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전하는 작품은 5, 6수에 지나지 않으나 기발한 이미지와 알맞은 형식과 세련된 언어구사를 남김없이 표현하고 있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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