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봄바람에 몸을 싣고~(2019.3.17)

쉬어가는 여유 2019. 3. 18. 10:43

■언제:2019년3월17일

■어디로:내고향 밀양 수산으로


연일 미세먼지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지난주 떠나기로 했던 밀양으로의 라이딩은 하루 종일 내린 봄비로 떠나지 못하고 오늘 떠나기로 한다.

그렇게 괴롭히던 미세먼지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흔적 조차 보이지 않고 하늘은 더욱 푸르고 높기만 하다.

호포에서 집결하여 밀양으로 출발하니 얄미운 봄바람이 앞을 가로 막는다.

바람을 뚫고 강가를 달리다 보니 봄의 전령사 매화는 예년보다 일찍 만개하여 벌서 잎을 떨구어 흉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야생화와 노란개나리꽃은 서둘러 꽃잎을 펼치고 향긋한 꽃향기 맏은 벌떼의 날개짖은 바빠만 진다.

원동역,가야진사,삼랑진철교를 지나 오늘 라이딩의 첫 고비인 모전고개가 앞을 떡하니 가로 막고 있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힘차게 페달을 밟아 보지만 힘센 천하장사가 뒤에서 잡아 당기덧 좀처럼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저만치 고갰마루가 보인다 짤은 순간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엔 갈등의 순간이 반복한다.

내려서 끌바를 할까! 끝까지 올라 갈까! 복잡해진 머리속이 어느 순간 하얗게 변해 버린다

無念의 세계에 빠져 페달을 밟다보니 어느덧 고갯마루다.아!긴 한숨을 몰아 쉬어 본다

저 뒤에서 일행들도 힘들게 올라 오고 있다.

모두가 도착하여 뜨거워진 가슴을 식히기 위해 물한잔으로 갈증과 피로를 풀어 보고 웃음으로 한장의 기념 사진을 남긴다.

人生 旅程처럼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 길이 있는 법,이제 자전거에 몸을 싣고 아무런 동작없이 신나게 내리막 길을 달린다.

스치는 바람소리와 길가 언덕의 매화꽃이 바람에 날려 힌눈처럼 쏟아지며 눈앞에는 김해 한림의 넓은 들녘이  펼쳐 진다.

스릴 넘치는 순간이다.한림배수장을 지나 둑길이 아닌 강변으로 이어져 있는 자전거 길을 달리니 지난 가을 하얗게 피었던 억새는 이제 앙상한 줄기만이 황금색으로 변해 스치는 봄바람에 너울너울 춤을 춘다.

강변에서 다시 둑길과 마을을 지나니 강건너 내고향 진산 덕대산과 종남산이 나란히 어깨를 맞대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소리만 들어도 마음 설레이는 "고향"이란 단어 너무 행복하다.

수산교를 건너 수산의 국밥집에서 밀양의 유명한 국밥 한그릇으로 허기진 배와 고향의 향수를 느껴 본다.

주말마다 찾는 고향이지만 자전거로 찾을때 마다 새로운 느낌이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속에 자동차로 쌩쌩 달려 올 수 있는 고향길,하지만 조금은 느리지만 자전거로 느리게 오다 보면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풍경을 바라 볼 수 있고 마음의 여유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올때 신나게 내려 왔던 모전 고개를 다시 반대편에서 올라 아침에 힘들게 올랐던 고개를 이젠 반대로 신나게 달려 내려 간다.

오다가 잠시 모전마을의 知人이 재배하는 딸기하우스에 들러 인심 좋게 한바구니 내어 주는 싱거러운 딸기로 봄의 味覺을 느껴 본다.

이제 저녁 노을이 물들기전에 편안한 安息을 위하여 집으로 열심히 달려 간다.

하루의 힘던 여정을 말하듯 해는 벌서 서산으로 힘없이 기울어 어둠이 밀려 오고 다리 또한 힘에 겨운듯 페달을 밟는 속도가 점점 느려 진다.

오늘 하루 벗들과 봄바람을 타고 떠난 고향여행도 조용히 마무리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