閑居 (한가로이 지내며) --吉再--
臨溪茅屋獨閑居(임계모옥독한거)
산골짜기 초가집에 한가로이 혼자 지내는데
月白風淸興有餘(월백풍청흥유여)
달은 밝고 바람은 신선하여 흥이 절로 나네
外客不來山鳥語(외객불래산조어)
찾아오는 사람 없어 산새와 이야기하며
移床竹塢臥看書(이상죽오와간서)
후미진 대밭에 평상 옮겨 누워 조용히 책을 읽네
※閑居;한가하고 조용히 살아가는 것 ※臨:임하다. 내려보다. 다스리다. 비추다
※溪:시내. 산골짜기 ※茅屋(모옥):띠 풀로 엮은 집. 초가집을 말함
※月白風淸:달은 밝고 바람은 신선하다는 뜻. 달이 밝은 가을밤의 경치를 말함
※有餘:넉넉함.남음이 있음※外客:외부로부터 온 손님.남자 손님
※山鳥:산새 ※塢(오):둑 제방.마을.보루(堡壘).후미진 곳
※看書(간서):책을 소리내지 않고 읽는 것
■吉再(1353~1419)
慶尙道 善山 生으로 本貫은 해평(海平)이요. 字 재보(再父). 號 야은(冶隱) ·금오산인(金烏山人)이다. 諡號는 충절(忠節)이며 금주지사 (錦州知事) 원진(元璡)의 아들이다.1363년 구미 해평의 냉산(冷山) 도리사(桃李寺)에서 처음 글을 배웠으며, 1370년 박분(朴賁)에게 《논어》 《맹자》를 배우면서
성리학을 접하였다. 관료로 있던 아버지를 만나러 개경에 갔다가 이색(李穡) ·정몽주(鄭夢周) ·권근(權近) 등의 문하에서 학문을 익혔다. 1374년 생원시(生員試)에, 1383년(우왕 9) 사마감시(司馬監試)에 합격하고, 그해 중랑장 신면(申勉)의 딸과 결혼였고 牧隱 李穡 圃隱 鄭夢周 와 더불어 고려말 節義를 지킨 三隱중의 한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