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言詩 --김병연--
실없는 소리
靑山影裡鹿抱卵(청산영리녹포란)
그림자 드리워진 푸른산에 사슴은 알을 품고
白雲江邊蟹打尾(백운강변해타미)
힌구름 깔린 강가에선 게가 꼬리치네
夕陽歸僧髻三尺 (석양귀승계삼척)
해질녘에 돌아가는 스님은 상투가 석자로구나
樓上織女囊一斗 (누상직녀낭일두)
누각 위에서 길쌈하는 여인은 불알이 한말이네
※髻(게):상투.묶은 머리.산봉우리의 비유.※影:그림자.가상.형상.모습
※裡:속.가운데 ※抱卵:암새가 알을 품어 따스하게 하는 것
※鹿:사슴 ※蟹(해):게.가물치 ※打尾:꼬리를 치다
※三尺:석자 ※樓上:누각 위 ※織女:길쌈하는 여자
※囊:주머니.자루.불알 ※一斗:한말
□김삿갓의 해학(諧謔)이 넘쳐나는 시로서 감히 상상을 초월한 詩다.
사슴 즉 포유류가 알을 품고 옆으로 기어 다니는 갑각류인 게가 꼬리를 치고
머리카락 하나없는 스님은 상투가 석자나 자랐고
남자도 아닌 여자가 불알이 한말이나 있다고 한 유머 감각이 돋보인다.
코로나 19와 긴장마와 무더위에 지친 요즈음 웃을 일이 없었는데 이 한편의 詩를
접하며 크게 한번 웃고 스트레스를 날려 본다.
▲묵호 스카이워크
▲정동진 역
▲동해 망상해수욕장 일출
▲추암 촛대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