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100選

금정산 능선따라~`

쉬어가는 여유 2020. 10. 5. 10:59

□언제:2020년 10월 3일

□어디로:양산 극동아파트~질메재~727봉(法泉峰)~장군봉~갑오봉~고당봉~금샘~북문~원효봉~의상봉~4망루~3망루~동문~산성마을

 

 

추석 명절의 긴 연휴지만 코로나 19로 가족 간 모임도 쉽지 않아 일찍 고향에서 내려와 집에 있으니 몸도 찌뿌듯하여 금정산 능선을 걷기로 하고 양산으로 출발한다.

극동아파트 뒤쪽은 올봄 산불로 수십년 된 아름드리 나무는 밑동이 검게 그을려 있어 보기가 민망하다.

인간의 작은 실수가 도리킬 수 없는 재앙이 된 것을 보노라니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질메재를 지나 한참의 오르막을 오르다 만난 돌무더기가 쌓여 있는 727봉은 지금까지 이름 없이 무명봉으로 불렀는데 누군가가 法泉峰이란 이름을 붙여 사인펜으로 적어 놓았다.

가을 하늘은 맑고 청명하다 하였는데 오늘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고 미세먼지가 약간 있어 조망은 그리 좋지 않지만 시원한 산 공기를 마시며 자연의 고마움을 마음껏 즐겨 본다.

장군봉 아래 넓은 장군평원 억새는 태풍으로 꽃잎이 꺽여 은빛 물결은 볼 수가 없다.

고당봉으로 향하는 곳곳에도 꺽어진 나무가 길을 막아 있고 아직도 복구가 완전히 되지 않아 보행하기가 불편하다.

고당봉 정상은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으며 멀찌감치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고모당 고모샘을 경유하여 금샘에 이른다.

금샘에 올라 북문과 원효봉으로 이어진 성벽을 바라보니 정말 아름답고 웅장한 산성임을 실감케 한다.

북문에도 연휴로 수많은 인파가 붐비기에 발길을 원효봉으로 옮겨 거날다가 길목의 소나무 아래에 있는 쉼터에서 지친 몸을 쉬어 간다.

의상봉으로 향하는 능선에는 어느새 억새가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솜털같이 부풀은 꽃을 갈바람에 한들한들 춤을 춘다.

어느새 소리없이 다가온 가을은 풍성함과 여유로움을 안겨 주고 마음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능선길 따라 거닐며 연휴의 피곤함을 잠시 잊고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가슴속에 가득 담고서 금정산 곳곳에 나의 작은 발자국을 남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