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100選

신어산의 가을을 가슴에 품다

쉬어가는 여유 2020. 10. 19. 11:13

언제:2020년 10월 18일

○어디로:하키경기장~은하사~천진암~출렁다리~신어산~철쭉 군락지~신어산 동봉~돗대산~선암다리

 

가을은 점점 깊어가고 山色 또한 하루가 다르게 알록달록 물들어 가고 있다.

푸르렀던 나뭇잎은 따사로운 태양을 받아 푸른 옷을 벗어던지고 아름답고 고운 빛깔의 색동옷으로 바꾸어 입고 한껏 뽐내고 있다.

가는 길목에서 만난 수많은 산우들의 옷도 단풍으로 물들어 가고 가을은 어느덧 소리 없이 자리를 잡고 있다.

발걸음도 가볍게 산을 오르며 한 주간의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내 본다.

하늘은 파란 물감을 뿌린 듯 淸明하여 눈이 시리고 간간히 부는 바람에 헐떡이는 숨소리를 달래 본다.

정상에 오르니 낙동강을 쉬임 없이 흘러온 물줄기와 지척의 부산 금정산이 손에 잡힐 것만 같고 광활한 김해평야는 산업화로 곳곳에 높은 건물과 하얀 비닐하우스,누렇게 변한 황금빛의 벼,그리고 쭉 뻗은 김해공항의 활주로(滑走路)가 눈앞에 아련히 펼쳐져 있다.

봄이면 붉게 물들이는 철쭉군락지엔 계절을 잊은 철쭉이 띄엄띄엄 피어 있고 登路 옆에는 구절초와 쑥부쟁이 그리고 다양한 야생화가 滿開하여 가을을 즐기고 있다.

돗대산 아래 낮은 능선엔 지금도 생생한 2002년 중국민항기 추락 사고 현장에는 작은 위령비와 돌탑이 그날의 아픈 상처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깊어가는 가을날 신어산 자락에 나의 작은 발자국을 남겨 두고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