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2020년 12월 6일
□어디로;석남터널~중봉~가지산~백운산 갈림길~아랫재~운문산~상운암~석골사~버스정류소
겨울 해는 점점 짧아져 하루 한 뼘씩 줄어들고 있다.
영남알프스의 일천 미터 고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하늘길을 걷고자 길을 떠난다.
가지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淸明하며 헐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매서운 겨울바람이 무서운 속도로 스쳐 지나며 씽씽 굉음을 내고 있다.
차가움이 몸속 깊숙이 스며들지만 겨울산의 매력을 마음껏 느끼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니 탁 트인 중봉이 나타난다.
여름 산에서 느껴보지 못한 겨울산은 우선 視野가 넓어 여름에 보지 못한 산속 깊숙한 곳까지 볼 수 있어 참 좋다.
중봉을 지나 내리막 길을 내려서니 제일농원으로 향하는 갈림길이다.
다시 정상으로 향하는 오르막을 한참 오르니 바람의 氣勢는 더욱 거세지고 기온은 손끝이 시릴 정도로 차가워진다.
가지산 정상, 이곳은 영남알프스 일천 미터 高峯 중 최고봉으로 東西와 남북으로 길게 뻗은 지맥을 모두 바라볼 수 있다.
서둘러 인증샷을 남기고 가지 산장을 지나 헬기장 근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 본다.
오늘은 가지산과 운문산을 함께 타기로 하고 해발 1,241미터에서 다시 약 700미터 아랫재까지 내려 갔다가 또 다시 1,188미터인 운문산까지 올라야 한다.
헬기장을 지나 한적한 오솔길을 들어서니 발아래로 백운산과 계곡 넘어 천황산 재약산이 조망 되고 가야할 운문산 또한 우뚝 쏫아 있다.
비탈진 응달의 내리막길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여 질펀하게 변해 있고 조심조심 내려오다 보니 넓은 아랫재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난다.
이곳은 동서남북으로 가지산 운문산 삼양 마을 운문사로 갈리는 지점으로 여기서부터 운문산 정상까지 또 다시 약 1.5km는 오르막의 연속이다. 약 4km의 내리막을 내려왔다가 다시 오르막을 오르려니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하늘 한번 쳐다보고 땅 한번 쳐다보기를 몇백 번을 반복하다 보니 더디어 하늘과 맞 닿은 운문산 정상이 보인다.
서쪽으로는 운문지맥의 억산 구만산 육화산이 펼쳐져 있고 동으로는 가지산 운문령을 지나 문복산 그리고 고헌산이 앞으로는 신불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등이 끝없이 펼쳐진 영남알프의 거대한 지맥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석남터널을 출발하여 이곳까지 약 4시간이 소요되었다.
오는 중간에 잠시 간식을 먹었지만 이제 뱃속이 출출함을 느끼며 조금은 늦은 점심을 즐겨 본다.
하늘을 떠 받들고 있는 정상석을 향해"다시오마 운문산아"를 마음속으로 외쳐보며 정상을 뒤로하고 운문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上雲庵으로 발길을 옮긴다. 작고 초라한 상운암 관음전에서 잠시 合掌기도한 후 山竹길과 돌탑 군락지를 지나 어디선가 들려오는 계곡 물소리를 벗삼아 발길을 재촉해 본다.
산이 높고 골이 깊으며 해는 빨리도 보금자리로 가고픈지 벌서 서산마루를 기웃거리고 있다.
석골사에 이를 즈음 벌서 해는 서산마루에 걸려 있고 석골사 법당 앞에서 억산을 바라보니 억산엔 아직도 따스한 햇살이 환하게 비추고 있다.
얼음골 사과로 유명한 사과밭 옆을 지나 석골사 입구 정류소에서 밀양행 버스에 올라타니 일요일임에도 손님이 한분밖에 없다. 밀양까지 4명이 타고 와서 부산행 버스를 타려니 방금 출발하고 약 2시간 뒤에 있다고 하여 밀양역으로 이동하여 열차를 타려니 지금 열차는 파업 중이라 도착 시간보다 1시간 이상 연착이란다.
근교 산행의 불편함을 고스란히 느끼며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갖고 근처 식당에서 조촐한 식사와 반주 한잔으로 위안을 삼아 본다.
오늘 하루 가지산과 운문산을 독립 산행은 몇 번이나 해보았지만 두 산을 연계한 산행은 오늘이 처음이며 이곳에 나의 작은 足跡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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