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100選

神魚山 靈龜庵 巖陵을 오르다

쉬어가는 여유 2021. 2. 1. 11:26

○언제:2021년 1월 31일

○어디로;화명동~신어산 하키경기장(자전거)~은하사~영구암~영구암 옆 암릉길~신어산~신어신 동봉~하키경기장

 

辛丑年 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인 것 같건만 벌서 1월의 마지막 날이다.

포근한 날씨 속에 김해의 진산 신어산을 오르기 위해 자전거로 집을 나선다. 도로변 양지바른 곳 매화는 추위 속에서도 봄을 기다렸는지 벌서 꽃망울을 부풀려 금방이라도 하얀 속살을 터뜨릴 것만 같다.

서낙동강을 따라 하얀 눈처럼 비닐하우스 단지가 펼쳐져 있고 하우스 가운데로 달려가니 코에 익숙한 시골 냄새가 물씬 풍겨 온다.

신어산 아래 하키경기장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하여 은은히 울려 퍼지는 불경소리를 들으며 은하사 경내로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긴다.

은하사를 나와 영구암으로 가는 소나무 숲길에는 중간중간 쉼터와 詩碑가 세워져 있어 무더운 여름이면 시원한 솔바람 맞으며 詩 한수를 읊어며 忙中閑을 즐기기엔 제일 좋은 피서지가 될 것 같다. 

靈龜庵은 산의 形局이 거북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하는데 영구암 앞 삼층석탑이 있는 곳이 거북의 목에 해당하고 법당이 있는 곳은 거북의 목부분이며 삼성각 뒤편은 거북의 등껍질 꼬리는 정상을 향하여 뻗어 있고 암자 양옆의 절벽은 거북의 양발을 연상케 하여 마치 거대한 거북이 푸른 바다로 향하는 형국이라고 한다.

거북의 머리에 해당하는 영구암 삼층석탑앞 넓은 평상에 걸터 앉아 양옆의 절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절벽위 바위꼭대기에 몇몇의 산우님 모습이 보인다. 평소 이곳을 지나며 암릉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몇몇의 산우님이 보이기에 뒤따라 가 보기로 한다.

낙엽이 소복히 쌓인 비탈길을 지나 절벽 아래에 도착하니 굵은 로프가 골짜기를 따라 이어져 있다.

팔에 힘을 잔뜩 주고 힘껏 잡아당기며 비탈진 길을 오르고 나니 다시 절벽 아래로 비스듬히 앞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다.

절벽을 돌고 나니 직벽의 바위가 우뚝 서 있는데 하늘에서 내려준 동아줄처럼 굵은 밧줄이 메어져 있다 오늘 오르는 바위 중에 가장 힘들었던 구간이다. 四足步行으로 직벽을 오르니 발아래에 은하사와 동림사 그리고 굽이쳐 흐르는 서낙동강이 눈앞에 펼쳐지고 옆으로는 천진암과 또 다른 암릉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잠시 심 호흡을 하고 물 한 모금으로 뜨거워진 심장을 식히고 또다시 기다란 로프를 잡고 비탈진 골짜기를 오른다 한참을 오르고 또다시 직벽을 지나니 절벽 밑에는 고즈넉한 영구암 기와지붕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자리하고 있다.

이제 힘든 구간은 그의 다 올라온 것 같다. 겹겹의 암릉을 지나 희미한 숲길을 헤쳐 나가니 신어산 구름다리가 보인다.

처음으로 오른 신어산 암릉길 조금은 위험하기도 했지만 항상 이곳을 지나면서 호기심 가득했던 곳을 오르고 나니 마음 한구석에 뿌듯한 喜悅感을 느끼게 한다.

봄이 오는 길목 포근한 날씨 속에 오른 신어산 암릉길에서 신축년의 마음 가짐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1월의 마지막 날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