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여행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과 협곡 마천루

쉬어가는 여유 2022. 7. 25. 15:40

♧언제:2022년 7월 21일

 

동해 여행 이튿날 밤새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일기예보에는 오전 9시부터 날씨가 개인 다기에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서니 비는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한다.

공원 입구에 이르니 몇몇의 사람이 우의를 갖추어 입고 우중 산행을 하려 하기에 나 역시도 우의를 입고 길을 떠난다.

비를 그치기를 기원하며 관리사무소를 지나니 계곡에는 밤새 내린 비로 거센 물살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사납게 흘러내린다.

다리를 지나 베틀바위 산성길 이정표를 따라 경사진 산길을 오르니 가랑비에 옷은 젖고 우의를 입었더니 땀과 빗물이 썩여 몸은 벌서 목욕을 한 것처럼 젖어 있다.

자욱한 운무로 앞은 보이지 않고 아름드리 적송이 푸르르 솔가지를 늘어뜨린 체 길손을 반겨 주고 간간히 낙엽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감미로운 노랫소리처럼 들려온다.

베틀바위 전망대에 올라서니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얄밉게도 운무는 더욱 심하여 발아래 사물조차 분간하기 어렵고 보이는 것이라곤 암흑의 구름뿐이다.

대구에서 왔다는 한 분의 산객은 시야가 좋지 않아 산성과 협곡의 잔도 가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왔던 길로 되돌아 가려한다,

산성터와 미륵바위 그리고 12 폭포를 가로질러 박달계곡으로 향하니 빗줄기는 잠시 잦아들고 하늘은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비경과 거대한 폭포수 물줄기가 천 길 낭떠러지로 하얀 띠처럼 흘러내리고 있다.

협곡 마천루로 접어드니 운무는 마치 신비스러운 비경을 보여주기 싫어서 인지 구름 속에 꽁꽁 숨겨두어 마치 암흑의 세상처럼  만들었지만 발아래 우렁차게 흐르는 폭포수가 굉음이 협곡에 메아리치고 있다.

깍아지런 금강산 바위에 구멍을 뚫어 아슬아슬하게 잔도 데크를 만들어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할 수 있게 했건만 오늘은 아쉬움만 남기고 구름 위를 걷고 있다.

계곡이 가까워지니 우레와 같은 폭포수 소리가 고막을 흔드는데 이곳이 바로 청옥산과 두타산에서 흘러온 계곡물이 만나는 쌍폭포다.

어느 때보다 많은 수량으로 오늘 비록 마천루와 잔도에서 바라본 비경은 없었지만 우렁찬 폭포수의 웅장함에 위안을 삼아 본다.

다시 발길을 옮겨 삼화사를 지나 아침에 출발했던 베틀바위 이정표가 있는 곳에 도달하니 비는 그쳤지만 하늘엔 구름은 여전히 낮게 깔려 다음에 또 오라는 듯 나에게 작별을 고한다.

비록 우중의 산행이었지만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두타산의 비경을 마음속으로 느끼면 언젠가 꼭 다시 찾을 것을 맹세하며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