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푸르름이 찥어 가건만 기온은 30도를 웃돌아 한여름 날씨처럼 뜨겁기만 하다.
영남알프스 고봉에도 파란 억새가 돋아 나고 있고 지난 가을 하얀 억개꽃을 피웠던 메마른 줄기 사이를 뚫고 돋아난 새싹은 더욱 푸르기만 하다.
지산마을에서 영축산으로 오르는 열두굽이 임도를 돌고 돌아 취서산장에 오르니 발아래 펼쳐진 그림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주인장이 건내준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메마른 목을 축여 본다.
주인장이 들려 주는 슬픈 사연,즉 얼마전 함께 했던 멋진 개 이름은 "칼"이었는데 종종 이곳을 찾을때 마다 꼬리를 흔들며 맞아 주었는데 아쉽게도 얼마전 하늘나라로 떠나 보내고 산장옆 양지 바른 곳에 묻었다는 이별 소식에 내 마음도 착잡해 진다.비록 말못하는 미물이지만 잠깐의 인연이 있었는데.....
바람조차 숨죽이고 산새들마져 더위에 지쳐 쉬고 있는지 고요하기만 한 영축산에 거친 내 숨소리만 귓가에 멤돌며 나와의 동행을 청한다.
오르다 힘들면 잠시 발아래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고 시원한 물 한잔으로 위안 삼으며 오르니 웅장한 정상석 주변에 몇몇의 산객이 모여 있는게 보인다.
일년에 몇번은 오르는 정상이지만 오를때마다 매번 색다른 느낌을 느끼게 하는 산의 매력에 매료되어 오늘도 산속으로 푹 빠져 본다.
정상에 올라서니 무더위에 지쳤던 바람도 이젠 생기를 찾았는지 간간히 불어와 으르는 땀방울을 식혀 준다.
신불산으로 이어진 거대한 억새평원에는 이곳이 고산임을 말해 주듯 아직 새파란 억새는 속살을 깊이 감추었다가 조금씩 조금씩 내밀며 지난 가을 꽃 피우고 말라 버린 하얀 줄기 사이를 비집고 수줍은 듯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파란 억새와 하늘엔 하얀 뭉게 구름 유유히 흘러 가고 서로 손에 손잡은 영남알프스의 高峯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단조성,신불재,간월재에는 파릇파릇 돋아난 억새가 가을이면 은밫 물결을 출렁이며 또 다시 나를 부르기를 바라며 그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산행 출발지점임 지산마을을 지나
좌측의 오솔길로 접어들어 오르다 보면 비로암 지내마을 갈림길이 나타난다
꼬불꼬불한 열두굽이의 임도길을 지나며 땀방울을 쏟고 나니
통도환타지아와 골프장이 내려다 보이는 취서산장이다
시원한 약주 한잔에 모든 시름을 잠시나마 잊고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잘 정비된 登路를 오르다 보니 지난번 오를땐 물한방울 흐르지 않던 샘물이 졸졸 흘러 내리고 있다
이상기후 탓인지 길옆의 산죽은 점점 말르고 있다
고도를 높이니 다시 싱싱한 산죽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위능선에 올라 아리랑릿지와 신불산을 바라보며
잠시 거친 숨을 몰아 쉰다
더운 날씨 탓인지 오늘따라 영남알프스 산길은 조용하기만 하고~
찌푸른 하늘엔 간간히 힌구름만이 흘러 가는 구나
나 또한 잠시 가던길 멈추고 바위에 걸터 앉아 휴식을 취해 본다
신불산으로 가는 능선길에도 사람의 흔적은 더문더문 보일 뿐이고
영축산 정상에 몇몇의 산우님들만 보인다
정상에서 함박산 시살등 오룡산으로 이어진 능선길 또한 사람의 흔적 찾을길 없구나
배내골 건너 천황산과 재약산 그리고 얼음골 케이블카탑이 보이고
김해에서 왔다는 산님과 잠시 동행을 해 본다
잠시의 동행 뒤 산우님은 홀연히 자리를 떠나고 만다
단조성 주변의 억새는 파릇파릇한 싹을 피우고 있다
잠시 가던길 멈추고 영축산을 뒤돌아 보니
참 아름답고 거대한 山群임을 느끼게 한다
낭떠러지 아래에는 가천저수지와 삼성SDI가 보이고
이제 신불산은 점점 가깝게 다가 온고 잇다
영남알프스 하늘 억새길에는 침목을 깔아 자연을 보호하고 잇다
신불재의 너른 평원에도 억새가 파릇파릇 돋아 나고 있다
지난 가을 억새꽃을 피우고 메마른 억새 사이로 새 생명이 자라고 있다
신불산으로 오르는 비탈길에도 마른 억새줄기와 새파란 애싹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山客의 영원한 안식처인 신불산장에서 시원한 물한잔으로 잠시 더위를 식혀 본다
신불재에서 신불산 정상으로 오르는 게단을 지나면
해발 1,159미터의 신불산 정상이다
오늘도 정상석과 나란히 한장의 사진을 남겨 본다
영남알프스 최고봉 가지산과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의 거대한 山群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다
파란 하늘엔 하얀 뭉개구름 두둥실 떠가며 아쉬운덧 산골짜기에 그림자를 그려 본다
영남알프스 가장 아름다운 간월재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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