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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숲길을 거닐다

♧언제:2021년 6월 27일 호국보훈의 달 6월도 저물어 간다. 아직도 아픈 6월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데 무정한 세월은 덧없이 흘러만 간다. 삭막한 도심 속의 심장과 같은 푸른 숲길을 거닐며 한여름의 뜨거움을 잠시나마 식혀 본다. 아침부터 열기가 가득한 아스팔트 오르막길을 올라 거대한 빌딩이 내려다 보이는 문현동의 옛 달동네에 오르니 지금 한참 재개발을 위해 집은 텅 비어 있고 대문에는 종이쪽지와 우편물만 가득하고 사람의 흔적은 찾을 길 없다.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벗어나 울창한 숲길 사이로 접어드니 뜨겁던 열기마저 수그러든다. 하늘을 찌를듯한 편백나무 숲을 지나 부산시가지와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황령산 봉수대에 오르니 거대한 광안대교와 고층빌딩 숲이 발아래 펼쳐진다. 불어오는 바람 또한 바다의 ..

추억 여행 2021.06.28

題嶺南樓

題嶺南樓 --李崇仁-- 영남루에 제하다 高樓登眺若登天(고루등조약등천) 높은 누대 올라 바라보니 하늘에 오른 것과 같고 景物紛然後忽前(경물분연후홀전) 시절에 따라 다른 경치 뒤섞여 갑자기 앞에 보이네 風月雙淸是今古(풍월쌍청시금고) 예나 지금이나 바람과 달은 둘 다 맑고 山川十里自中邊(산천십리자중변) 산천 십리나 루각부터 가장자리로 뻗어 있네 秋深官道映紅樹(추심관도영홍수) 깊은 가을 넓은 길에는 붉은 단풍나무 비치고 日暮漁村生白煙(일모어촌생백연) 날 저무는 어촌에는 흰 연기 피어 오르네 客子長吟詩未就(객자장음시미취) 나그네 아직 다 짓지 못한 시 길게 읊어 보며 使君尊俎秩初筳(사군존조질초정) 사신이 내리는 술잔이 잔치의 시작이로다 ※高樓:높은 다락집 ※올라 바라보다. ※若:같다.※景物:시절에 따라 달라 보이..

메주콩 심기와 들깨 옮겨 심다

♧언졔:2021년 6월 19일 지난주까지 자주 비가 내려 경운 작업을 해 두었던 밭에 물기가 많아 두둑 작업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번 주에 하기로 했는데 아직도 땅은 물기를 머금어 질펀하기만 하다. 5월 중순(15일)에 뿌려 두었던 들깨가 잦은 비로 웃자람이 심하여 이번 주에 이식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억지로 관리기로 이랑 작업을 했다. 약 열흘 사이에 듬성듬성 잡초가 자라 있어 대충 제초제를 뿌린 후 그 위에 들깨를 이식했다. 그렇게 자주 내리던 비가 오늘은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온도 또한 32도까지 올라간다. 어쩔 수 없이 오후에 이식한 들깨에 경운기로 물을 주어 보지만 역부족이다. 벌서 몇 시간 만에 잎은 시들어 땅바닥에 붙어 버렸다. 다행히 아직 바닥에는 물기가 조금 남아 있어 들깨의 강인한..

카테고리 없음 2021.06.21

강과 바다길을 달려 가덕도를 가다

▣언제:2021년 6월 20일 내일이면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夏至"다 한낮의 기온은 30도를 넘나들고 내리쬐는 태양은 뜨겁게 大地를 달군다. 녹음은 점점 짙어 가고 나뭇잎 또한 무더위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강변 우거진 숲길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자전거 페달을 밟기가 훨씬 수월 하기만 하다. 천삼백리 낙동강 물줄기 종착지 을숙도는 아라서해갑문을 출발하여 633킬로의 자전거 대장정의 종착지이자 출발지이기도 하다. 633킬로를 달려온 두 젊은이의 환호성을 바라보며 언제쯤 나도 저들처럼 한번 도전할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펴보며 이제 강물의 상큼함을 뒤로하고 비릿한 바다 내음이 밀려오는 해안로를 달린다. 바다를 매립한 녹산공단의 해안 방파제를 달려 거대한 크레인이 쉼 없이 움직..

자전거 여행 2021.06.21

嶺南樓

嶺南樓 --李滉-- 樓觀危臨嶺海天 (누관위림영해천) 남쪽 바다 위 하늘 향해 누각 높이 서 있는데 客來佳節菊花前 (객래가절국화전) 좋은 시절에 국화가 먼저 피어 나그네 부르네 雲收湘岸靑楓外 (운수상안청풍외) 상강 언덕 푸른 숲에 구름 걷히고 水落衡陽白雁邊 (수락형양백안변) 형강의 가장자리 물 떨어진 곳 흰 기러기 錦帳圍將廣寒月 (금장위장광한월) 비단 휘장 광한전의 달님 둘러싸고 玉簫吹入太淸煙 (옥소취입태청연) 옥퉁소 부는 소리 하늘을 울리네 平生儘有騷人興 (평생진유소인흥) 다만 평생 시인과 문사의 흥이 있을 뿐 猶向尊前踏綺筵 (유향준전답기연) 술 단지 앞에 펼친 비단자리 밟고 춤추네. ▲영남루 전경 ▲密陽府使 이인재의 長男 李憎石이 11歲에 쓴 扁額(癸卯初夏下澣李憎石十一歲書 1843年) ▲密陽府使 이인재..

감 솎기 고추 웃비료 주다

#언제:2021년 6월 12일 지난주 감나무에 농약을 살포하며 보니 감이 가지에 너무 많이 열려 있어 주위분들이 한 가지에 몇 개만 남겨두고 작은 것을 솎기를 주라고 하신다. 그냥 우리 먹을 것이라 했는데 그래도 쏙아주기 작업을 하면 훨씬 났다고 하기에 처음으로 감 솎기를 해 본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감 쏙는 법도 다양하여 일단 아무 생각 없이 한 가지에 몇 개만 남겨 두고 모두 따 버렸다. 감나무 옆에 심은 고추가 어제 내린 비바람에 가지가 몇 개 부러졌다. 지주대를 다시 고정하고 노끈으로 다시 한번 묶은 후 웃비료 NK21 복합비료를 지난번엔 포기 사이에 구멍을 내고 한 스푼씩 주었지만 이번에는 골에 그냥 뿌렸다. 주위분들의 얘기로는 이것은 고추는 뿌리가 옆으로 성장하는 속도가 빨라 뿌리에 닿지 않..

영농일지 2021.06.14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밀양 여행

#언제:2021년 6월 13일 #어디로:화명~삼랑진~영남루~무봉사~금시당~월연정~화명동 忠節의 고장 密陽은 예부터 수많은 위인이 배출되었으며 아직도 곳곳에 그 역사적 흔적이 남아 있다. 진주 남강의 촉석루, 평양 대동강의 부벽루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누각의 하나인 밀양강 언덕에 자리한 영남루는 주변의 빼어난 경치와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자아내고 있다. 입구에는 작곡가 박시춘 선생의 생가를 복원한 건물이 있으며 생가 옆의 돌계단을 한 발 한 발 오르다 보면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끈 四溟大師 惟政 동상이 밀양시내를 바라보며 우뚝 서 잇다. 동상 옆의 대나무 숲 뒤에는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졌다는 舞鳳寺가 밀양강 내려다보고 있으며 대웅전에는 보물로 지정된 석조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다. 영남루에서 돌계단을 따라 밀..

자전거 여행 2021.06.14

落花古調賦

落花古調賦(낙화고조부)--白居易-- 지는 꽃잎을 보며 留春春不駐 (유춘춘부주) 머물 수 없는 봄이지만 머물렀으면 春歸人寂寞 (춘귀인적막) 봄이 가면 사람만 적막하네 厭風風不定 (염풍풍부정) 일정치 않은 바람은 이제 그만 물러났으면 風起花蕭奈 (풍기화소나) 바람 일어 꽃잎 흔드니 어찌 견디리. ※落花:떨어진 꽃. 꽃이 떨어 짐 ※調:고르다. 조절하다. ※賦:文彩(문장의 멋)의 이름. ※留:머무르다. 정지하다. 뒤지다. ※駐:머무르다. 체류(滯留)하다. ※歸:돌아가다.돌아오다.돌려 보내다. ※寂寞:적적함.고요함. ※厭:싫어하다.물리다.배불리 먹다.※不定:일정하지 않음 ※風起:바람이 일다. ※蕭:쓸쓸하다.시끄럽다.바쁘다. ※奈:어찌.대응하다.견디어 내다. ■白居易(백거이)772년 ~846년 本籍은 태원(太原)..

감나무 농약 살포 및 매실 수확하다.

#언제:2021년 6월 5일 약 한 달 만에 감나무 농약 살포하다. 농약은 지난번과 동일한 다이센 엠, 톱신 엠, 데스 플러스이며 5일 일출이 5시 10분이라 동이 트기 전에 과수원으로 향하여 농약을 살포하기로 한다. 일찍 살포하는 이유는 해가 뜨면 날씨도 더워지지만 무엇보다 조금이나마 바람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함도 있다. 농약 살포시 바람이 불면 원하는 곳에 농약을 뿌릴 수 없고 또한 농약이 다른 작물로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물500리터 3통을 치는데 약4시간이 소요 되었다. 매실은 亡種에 전후에 수확한다기에 마침 오늘이 망종이라 매실을 수확했다.수확량은 약 25KG 정도로 우리 가족이 먹기에는 충분하다.

영농일지 2021.06.07

역사의 물결이 흐르는 三浪津

#언제:2021년 6월 6일 三浪津의 지명은 밀양강이 흘러와 낙동강을 만나 세 갈래 물결이 일어나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한때는 낙동강 물길을 따라 수상 교통의 요지로서 내륙으로 물자를 수송하는 큰 나루터가 있었으나 경부선 철길이 놓이며 나루터로서의 기능은 사라지고 대신 경부선과 경전선을 연결하는 중요한 철도 요충지가 되었다. 지금도 삼랑진역에는 당시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급수탑이 남아 있고 주변에는 잘 정비된 꽃밭이 있어 지나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또한 조선시대 부산에서 한양으로 향하는 길목인 천태산의 끝자락 낙동강 절벽에는 잔도가 있고 산이 험준하여 날짐승만 넘나들었다 하여 까치 작(鵲)에 관원이 쉬어가는 驛院이 있어 院자를 쓰고 關門의 기능을 하였기에 이곳에"鵲院關"이 세워졌다고 한다..

자전거 여행 202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