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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따라 흘러 가다

♧언제:2022년 1월 16일 壬寅年 새 아침이 밝은지도 벌써 보름이 훌쩍 지나고 매서운 바람은 몸을 저절로 움츠리게 한다. 며칠째 계속 부는 바람 때문에 쉬이 집을 나서기가 망설여지지만 자전거에 몸을 싣고 그냥 바람 부는 데로 물결 흐르는 데로 몸을 맡겨본다. 바람에 출렁이는 강물 따라 을숙도를 향해 달리다 보니 삼락공원에는 추위도 잊은 채 많은 시민들이 주말을 즐기고 있다. 공원 곳곳의 우거진 억새와 갈대는 바람에 서로 몸을 비비며 아름다운 旋律의 가락을 만들고 강바람에 출렁이는 강물은 성난 모습을 하며 사납게 강변에 부딪히며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철썩거린다. 낙동강 천삼백리 좁고 넓은 강을 따라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쉬어 가며 강변의 모든 사연을 담고 망망대해로 흘러가는 강물은 이제 강 포구 을숙도..

자전거 여행 2022.01.17

思鄕

思鄕 --金笠-- 고향 생각 西行已過十三州 (서행이과십삼주) 서쪽으로 이미 열세 고을을 지나왔건만 此地猶然惜去留 (차지유연석거유) 이곳에서는 떠나기가 아쉬워 망설여지네 雨雪家鄕人五夜 (우설가향인오야) 눈비 내리는 한밤중에 고향의 가족 그리워 하나 山河逆旅世千秋 (산하역여세천추) 산하를 객지 삼은 지 오랜 세월일세 莫將悲慨談靑史 (막장비개담청사) 지나온 역사 생각하며 슬퍼할 것 없나니 須向英豪問白頭 (수향영호문백두) 영웅호걸 모두 백발이 되었네 玉館孤燈應送歲 (옥관고등응송세) 객사의 외로운 등불 아래서 또 한 해를 보내며 夢中能作故園遊 (몽중능작고원유) 꿈속에서나 고향 동산에 노닐어 보세. ■金笠(1807~1863) 朝鮮 後期 詩人으로 本貫은 安東이며 字는 性深, 號는 난고(蘭皐)이다. 俗稱 김삿갓 혹은 ..

밀양 守山堤와 무척산을 가다

♧언제:2022년 1월 9일 壬寅年의 찬란한 태양이 온누리를 밝힌지도 벌서 일주일이 지났다. 주말 자전거에 몸을 싣고 새해의 힘찬 기운을 받아 내 고향으로 달려간다. 사랑채에 장작으로 불을 지피고 뜨끈한 아랫목에 누워 지나간 고향의 흔적을 떠 올려 본다. 고향 마을 앞은 지금은 넓은 옥토로 변해 있지만 삼한시대 때 우리나라 3대 수리시설의 하나인 "守山堤"가 있었던 곳으로 즉 제천의 의림지, 김제의 벽골제는 아직도 흔적이 남아 있지만 수산제는 연못은 옥토로 변했고 지금은 自然石을 깎아 만든 수로와 수문의 흔적만이 남아 있던 것을 밀양시에서 역사공원으로 조성하여 시민의 쉼터로 활용하고 있다. 지척에 두고도 쉬이 발걸음을 하지 못하였는데 오늘에서야 이곳 공원을 둘러보게 되었다. 공원을 둘러본 후 차가운 겨울..

名山 100選 2022.01.10

小寒

小寒 --申欽-- 一病過冬至(일병과동지) 한 번 병들었다가 동지를 지나고 나니 今朝是小寒(금조시소한) 오늘 아침이 무릇 소한이구나. 又看新歲曆(우간신세력) 또 새해의 달력을 보노라니 那復少年歡(나부소년환) 어찌 다시 소년이 기뻐하겠소 酒暖金盃凸(주난금배철) 따뜻한 술 볼록한 금잔에 담아 更催玉漏闌(경최옥루란) 짧은 밤을 재촉하여 소중히 없어지는 것을 가로막는구나 閑愁消不得(한수소불득) 근심 등한시하여 얻지 못하고 사라지니 聊此共團欒(료차공단란) 지금 함께 둥글게 모여 즐겨나 보세 ※今朝:오늘 아침 ※新歲:새해※那:어찌 ※復:다시. 거듭하다 ※歡:기뻐하다. 사랑하다 ※暖:따뜻하다. 따뜻한 기운 ※金盃:금잔 ※凸(철):볼록하다 ※更:고치다. 개선하다 ※催:재촉하다. 독촉하다. 일어나다. ※漏:새다. 틈이 나..

薄暮

薄暮(박모) --金時習-- 해질녘에 ​ 爐灰如雪火腥紅(노회여설화성홍) 화로의 재는 흰 눈 같고 불은 비린 날고기처럼 붉고 ​ 石鼎烹殘茗一鍾(석정팽잔명일종) 돌솥에는 찻물 펄펄 끊이고 있네 ​ 喫了上房高臥處(끽료상방고와처) 차 마시고 다락방 높은 곳에 누워서 ​ 數聲淸磬和風松(수성청경화풍송) 몇 차례 맑은 경쇠 소리 솔바람에 화답하네. ※薄暮:해가지기 전 어둑어둑해지는 어둠. 땅거미. 황혼 ※爐灰:화로의 재 ※腥:비리다. 날고기. 비린내 나는 음식 ※石鼎:돌로 만든 솥. 돌솥 ※烹殘:펄펄 끊다 ※茗:차의 싹. 차 ※喫:마시다. 먹다 ※上房:다락방 ※磬:경쇠 多事多難 했던 辛丑年도 붉은 저녁노을과 함께 歷史의 뒤안길로 사라져 간다. 매일 뜨고 지는 해이지만 신축년을 밝혔던 밝은 해는 이제 사라지고 새로운 해..

無題

無題 --金時習-- 石泉凍合竹扉關 (석천동합죽비관) 바위틈 샘물도 얼고 대 사립문도 잠겼는데 剩得心閑事事閑 (잉득심한사사한) 마음의 한가함 얻으니 모든 일이 한가롭네 簷影入窓初出定 (첨영입창초출정) 처마 그림자 창으로 들 때 선정을 끝내고 나서니 時聞霽雪落松閒 (시문제설락송한) 가끔씩 눈 녹아 소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소리 들리네 ※石泉:돌샘 ※凍合:물이 얼어붙음 ※竹扉:대 사립문 ※關:닫다 ※剩得:남아 돌다 ※心閑:마음이 한가롭다.※事事:모든 일 ※簷:처마 ※出定:선정으로 부터 나오는 것 ※時:때.기한 ※霽:비가 그치다 ※閒:한가하다.사이 ※비록 제목은 붙이지 않았지만 강추위속에 집안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며 참선을 하다 보니 어느새 창문 사이로 저녁 그림자가 드리우고 창밖의 소나무에 쌓였던 눈이 녹으..

장산 둘레길을 걷다

#언제:2021년 12 월 26일 매서운 한파가 부산까지 내려와 몸을 움츠리게 한다. 辛丑年을 보내는 마지막 일요일 비록 날씨는 차갑지만 근교산 장산 둘레길을 걸어본다. 버스와 지하철을 환승하여 반여 농산물역에서 하차하여 풍산금속 정문을 지나 택배 물류센터 옆의 좁은 산길로 접어드니 땅은 꽁꽁 얼어 있고 아직 거두지 않은 텃밭의 채소는 추위에 얼어 있다. 요즈음 보기 힘던 탱자나무 울타리를 지나려니 어디선가 짐승 뛰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고라니가 놀라 도망치고 있다. 낙엽 쌓인 산길을 오르다 보니 胄峰 일명 투구봉 장군봉으로 불리는 봉우리가 나타난다. 이름처럼 크다란 바위가 마치 투구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랄까... 투구봉에 오르니 탁 트인 시야에 금정산과 빽빽이 들어찬 반송의 집들이 조망된다. 투구..

名山 100選 2021.12.27

小至

小至 --杜甫-- 작은 동지 (동지 전 날) 天時人事日相催(천시인사일상최) 자연의 현상도 인간의 일처럼 날마다 서로 일어나고 冬至陽生春又來(동지양생춘우래) 동지에 양의 기운 생겨 봄이 또 오려하네 刺繡五紋添弱線(자수오문첨약선) 오색실로 수놓은 오행의 무늬에 약한 실로 덧붙이고 吹葭六琯動浮灰(취가육관동부회) 갈대 피리 옥피리 부니 먼지 움직여 떠다니네 岸容待臘將舒柳(안용대랍장서류) 강 언덕 조용히 섣달 대비하여 버드나무 피어나고 山意沖寒欲放梅(산의충한욕방매) 산중에 추위 물러나니 매화가 피려 하네 雲物不殊鄉國異(운물불수향국이) 높은 세상의 이치도 고향과 다르지 아니하고 教兒且覆掌中杯(교아차복장중배) 아이로 하여금 또다시 마음으로 술잔 받들게 하네 天時人事日相催 계절과 세상일이 날로 서로 재촉하니 冬至陽生春..

雪日

雪日 --金炳淵-- 눈 오는 날 雪日常多晴日或(설일상다청일혹) 항상 눈 오는 날이 많다가 어쩌다 하루 맑으니 前山旣白後山亦(전산기백후산역) 앞산은 처음부터 하얗고 뒷산도 역시 하얗네 推窓四面琉璃壁(추창사면유리벽) 창을 여니 사방이 유리 벽이네 分咐寺童故掃莫(분부사동고소막) 동자승에게 말하기를 일부러 쓸지 말라 했네. ※雪日:눈 오는 날 ※或:혹시.어떤 경우에는 ※旣:이미.벌써.이전에.원래.처음부터 ※推:밀다 ※咐:분부하다.불다 ※掃:쓸다.칠하다.바르다 ※莫:없다.~하지 말라 ■金炳淵(1807~1863) 朝鮮 後期 詩人으로 本貫은 安東이며 字는 性深, 號는 난고(蘭皐)이다. 俗稱 김삿갓 혹은 김립(金笠)이라고도 부른다. 父는 金安根이며 京畿道 양주에서 出生하였다. 1811년 洪景來의 亂 때 宣川府使로 있던..

신어산 암릉과 영구암

♧언제:2021년 12 월 19일 辛丑年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겨울 날씨 답지 않게 연일 포근했던 기온이 갑자기 매서운 북풍 한파가 밀려와 온몸을 꽁꽁 얼게 하여 옷깃을 여미게 한다. 오늘은 김해의 신어산으로 라이딩과 산행을 위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에 몸을 싣고 김해로 달려간다. 신어산 중턱에 자리한 은하사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워 두고 잠시 은하사 경내를 둘러보고 천진암 방향의 임도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천진암 주차장 옆의 오솔길을 따라 조금 오르다 보면 커다란 바위 절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거대한 바위 사이로 좁은 登路가 희미하게 보이고 四足 步行으로 층층의 바위를 오르다 보면 마치 갓을 쓴 것 같은 바위가 우뚝 서서 다정한 미소로 반겨 주는 듯하고 그 틈을 지나 바위에 올라 서면 은하사..

名山 100選 2021.12.20